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등으로 원자력발전소의 핵심 원료인 우라늄 공급을 둘러싼 불안감이 높아지고 가격이 급등하면서 우라늄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전 세계 우라늄 공급의 40% 정도를 차지하는 러시아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공급망 확보를 위해서다. 특히 차세대 혁신형 소형 모듈 원전(SMR) 등 차세대 원전에 필요한 고순도·저농축우라늄(HALEU) 확보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HALEU는 핵연료로 많이 사용하는 우라늄235를 5~20% 농축한 것으로, 생산 기업이 몇 곳 안 된다.

최근 ‘원전 대국’인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해 우라늄 협력 강화를 논의했다. 카자흐스탄은 프랑스가 우라늄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다. 또 미국도 우라늄 농축 회사인 센트루스(Centrus)로부터 HALEU 20kg을 납품받는 등 러시아 의존도를 줄이고 있다. 러시아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우라늄을 전량 수입하는 우리나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라늄 수급 문제를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 국내에 운영 중인 25기 원전과 현재 건설 중인 3기 원전 가동에 필요한 우라늄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은 에너지 정책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4월 미국 센트루스와 ‘원전 연료 안정 수급 양해각서’를 체결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기존 농축 우라늄 공급사와 협력을 강화하고, 센트루스의 우라늄 농축 시설 확장에 지분을 투자해 더욱 안정적인 농축 우라늄 공급망을 확보해야 한다. 정부는 우라늄 생산국과 자원 외교를 강화해 장기적인 우라늄 수급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