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o good to be true(믿기지 않을 만큼 좋다)!”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효험이 90%를 웃돈단다. 정말 믿기 어려울 만큼 좋은 소식이다. 갓난아기 때 맞은 백신 이후 우리가 맞는 백신은 독감 백신이 거의 유일한데 효험이 좋은 해가 겨우 50% 수준이다. 백신은 개발하는 데 10년 정도 걸리는 게 보통인데 이번에는 어떻게 이처럼 빨리 효율적 백신을 만들 수 있었을까? 첫째, 투자 규모가 달랐다. 세계 80국이 개발에 참여했고 미국 정부는 주요 제약 회사에 100억달러 이상을 지원했다. 둘째, 전통적 행정 절차를 뛰어넘어 여러 단계를 한꺼번에 진행하는 병행 처리(parallel processing) 방식을 채택한 게 주효했다.
하지만 이보다 더 결정적 원인은 바로 기초 과학의 발전이다. 종전의 백신은 바이러스를 약화하거나 바이러스 단백질을 정제해서 만들었는데 이번 백신은 전령리보핵산(mRNA)으로 제작했다. 이 백신을 접종하면 실제로 병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면역계에 바이러스 유전 정보를 전달해 항체를 준비하도록 만든다. 우두에 걸린 사람의 종기에서 고름을 채취해 주입했던 제너의 종두법과 그 뒤를 이은 모든 ‘생체 백신’보다 당연히 안전성도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
지금까지 재앙은 주로 후진국에서 벌어지고 선진국은 돕곤 했는데 이번에는 미국과 유럽 선진국들이 당하고 있어 전통적 국제 협력 구도가 무너졌다. 그러니 백신이 생산돼도 선진국부터 먼저 거머쥘 것이다. 그러나 의료 시설은 부족한데 감염은 만연한 나라부터 먼저 지원해야 지구촌이 훨씬 빨리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 한 나라 안에서도 온종일 좁은 공간에서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이나 배달, 돌봄, 교육 등에 종사하는 사람들부터 먼저 접종해야 한다. 그래야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지금보다 나은 세상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