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전 단체 회식이 그립다는 직장인도 있지만 사실 회사 회식은 인기가 떨어진 지 꽤 되었다. 수년 전 한 회사에서 직무 스트레스 평가를 했다. 회식 항목 스트레스 점수가 높아 담당자가 상사에게 내용을 보고했더니, 회식을 더 늘려야 하느냐는 답변이 나와 당황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세대 간 인식 차이를 보여주는 웃지 못할 사례다.
MZ 세대라 하는 젊은 디지털 세대가 싫어하는 말 중 하나가 ‘우리 회사의 장점은 가족 같은 분위기’라고 한다. 실제로 너무 끈끈한 회사 관계가 싫어 이직을 고려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그런데 디지털 세대가 가족처럼 가까운 사람의 조언을 디지털 정보에 비해 더 신뢰한다는 통계 결과도 있다. ‘가족 같은’ 것이 모두 싫은 것은 아닌 셈이다.
리더십 교육에서 새로운 세대에 대한 이해는 필수 조건이다. 조직 내 불통 이슈에서 세대 차이를 중요한 이유로 보기 때문이다. 그런데 세대 차이 자체보다 그 차이가 크다는 지나친 믿음이 오히려 불통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같은 세대라도 성격 등 개인적 차이가 훨씬 클 수 있는데 한 세대를 통으로 묶어 규정하는 일부터 세대 간 소통 문제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정 세대를 향한 고정관념이라 할 수 있는 스테레오타입(stereotype)과 다른 세대가 날 어떻게 보고 있는지 스스로 추측하는 메타 스테레오타입(meta-stereotype)을 비교한 한 연구를 보자. 기성세대에 대한 스테레오타입은 ‘책임' ‘성숙' ‘근면' 등 긍정적 내용이 많았다고 한다. 그런데 기성세대 스스로가 젊은 세대가 날 바라볼 것이라 예상하는 메타 스테레오타입은 ‘완고' ‘재미없음' ‘까칠'이었다. 반대로 젊은 세대의 스테레오타입은 ‘미숙'도 있지만 ‘열정'처럼 긍정적 부분도 있었는데, 젊은 세대 스스로의 메타 스테레오타입은 ‘비자발적' ‘무책임'이었다고 한다.
실제 세대 간 스테레오타입 차이가 아닌 왜곡된 메타 스테레오타입이 세대 간 과도한 논쟁이나 갈등 또는 반대로 회피 행동으로 인한 직장 내 고립이나 외로움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어린데 너무 어른스럽게 행동하는 것이 오히려 멘토링을 제대로 못 받는 이유가 될 수도 있고, 나이는 있어도 아직 열정이 넘치는데 나서면 욕먹을까 스스로를 위축시킬 수 있다.
‘세대 간 소통’ 교육에서 결론은 항상 공감 소통이다. 그런데 다른 세대를 이해하기 위한 공감 소통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자신이 속한 세대에 대한 메타 스테레오타입에 왜곡은 없는지 살펴보는 생각의 전환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