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디젤엔진 차의 배출 가스 데이터를 조작했다가 발각되어 독일 차의 명성과 독일 경찰의 신뢰까지 한꺼번에 무너뜨린 사건을 우린 ‘디젤 게이트’라 불렀다. ‘국민 차(Volkswagen)’라는 자랑스러운 브랜드 폴크스바겐의 로고 ‘VW’는 하루 아침에 ‘신뢰가 사라진(Vertrauen-Weg)’으로 조롱당하는 처지가 되었다.
디젤 자동차의 매연 저감 장치를 개발한 독일 자동차 산업은 ‘클린 디젤’이라는 슬로건을 펼치며 세계시장을 뒤흔들었고, EU(유럽연합)의 요구에 따라 우리나라도 디젤 승용차 규제를 해제하는 조치를 취했다. 휘발유 값이 워낙 싼 미국은 디젤 차의 점유율이 1% 미만에 불과했지만, 디젤 게이트가 터지기 직전 대한민국의 등록 승용차 중 디젤 차량 비율은 무려 44%까지 치솟았다.
클린 디젤의 근거는 디젤엔진이 가솔린엔진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가량 적다는 것. 그러나 인체에 치명적인 질소산화물은 가솔린 엔진보다 수십 배, LPG 엔진보다 수백 배 많이 배출한다. 디젤의 신화는 10년도 안 되어 악몽으로 전락했다. 그리고 오늘 우리는 디젤 유가가 가솔린을 넘어서는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디젤 게이트가 기여한 것이 있다면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의 상용화를 앞당겼다는 점일 것이다.
거의 50년 전 남아프리카 공화국 태생의 키보드 주자 만프레드 만이 중심이 되어 결성한 프로그레시브 록 그룹 만프레드 만스 어스 밴드는 무려 10분에 달하는 대작 <Messin’>을 통해 기후 환경의 위기를 비판했다.
“우리는 땅을 망치고 있어/ 우리는 바다를 망가뜨리고 있지/ 우린 공기를 엉망으로 만들고 있고/ 결국 너와 나를 망가뜨리지(We’re messin’ up the land/ We’re messin’ up the sea/ We’re messin’ up the air/ Messin’ up on you and me)…”
만프레드 만스 어스 밴드는 우울하게 묵시록적인 결론으로 나아간다. 지구는 무너지고 있다고, 오염의 블루스로 추락하고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