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e ‘Assassin’(2006)

“총구를 겨누고, 쏴, 너의 지도자들을 죽여/조준해, 그들 모두 사살해버려/맞서 싸워, 그들을 받아들이지마/ 악마의 권력을 무너뜨려(Aim, Shoot, Kill your Leaders /Aim, Kill them all / Oppose and disagree / Destroy demonocracy)”

두 발의 사제 총탄이 일본 헌정사상 가장 오래 총리대신을 맡았던 아베 신조를 참의원 선거 유세 중인 거리에서 어이없이 쓰러뜨렸다. 그는 일본 역대 64명의 총리 중 암살로 희생된 일곱 번째 총리가 되었다. 그 리스트의 첫 번째가 하얼빈에서 안중근에게 저격된 이토 히로부미다. 그는 초대 내각총리대신을 비롯해 4번이나 총리를 지낸 뒤 조선 통감이 되었다.

미국에서는 초대 조지 위싱턴부터 현직 조 바이든에 이르는 45명의 역대 미국 대통령 중에 네 명이 암살로 희생되었다. 그 첫 번째는 에이브러햄 링컨이며 가장 최근은 존 F. 케네디다.

암살은 전쟁만큼이나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카이사르나 페르디난트 대공의 암살처럼 역사를 바꾼 암살이 적지 않다. 치밀한 계획과 준비를 필요로 하는 암살은 종교적 신념이나 정치적 확신에서 비롯되는 것이지만,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 암살 시도 사례처럼 정신질환자가 즉흥적으로 시도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마키아벨리는 모반의 음모에 대처하는 가장 강력한 방안은 피지배자로부터 미움을 받지 않는 것이라고 설파했지만, 모든 구성원을 만족시킬 수 있는 길은 인간 사회에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높은 영국의 3인조 밴드 뮤즈(Muse)의 리드 보컬이자 기타리스트인 매슈 벨러미는 자신의 노래말 중 ‘demonocracy’에 대해 ‘악마들에 의한 권력 혹은 그들에 의한 정부’라고 주석을 달면서 민주주의(democracy)를 비틀어 조롱한다. 민주주의가 발전한 선진국에서도 정치지도자에 대한 암살 시도가 끊이지 않는 이유를 그는 간파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