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도 늦게 도착한 편지를 읽은 기분이었다.

마음으로 잘 받아보았다고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ㅡ관람객 wotj****의 영화 ‘러브레터’ 감상평


영화 '러브레터'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러브레터’를 다시 보았다. 1998년에 울산 태화극장에서 보고는 처음이었는데, 그러자 자연히 초등학생 때 짝사랑했던 친구가 떠올랐다. 나는 그에게 이메일을 보낸 적이 있다. 물론 주소는 알 수 없어서, 싸이월드에서 이름과 생년을 검색해서 나온 수십 명의 동명이인에게 같은 이메일을 보냈다. 뒤늦은 러브레터였다.

원했던 답장은 오지 않았지만, 대신 응원한다는, 감동했다는, 그 사람이 아니라 미안하지만 꼭 찾길 바란다는 동명이인들의 답장을 여럿 받았다. 그게 벌써 20년 전의 일. 다들 나랑 동갑이니 그동안 나와 똑같이 나이를 먹었겠구나. 그 마음씨 따뜻한 친구들에게 뒤늦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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