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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와 독도 바다에서 자라는 대황

지난해 12월 국제슬로푸드생물다양성재단은 울릉군의 대황, 두메부추, 부지깽이, 오징어 누런창 흰창찌개를 ‘맛의 방주’에 등재했다. 이 중 대황은 울릉도와 독도에서만 자라는 다시마목 미역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갈조류다. 암반에 부착해 1미터 이상 자라며 잎은 짙은 갈색이고 말리면 검은색으로 바뀐다. 대황은 깊은 바다에 서식하기 때문에 해녀의 도움을 받아야 얻을 수 있으며, 간혹 봄철 높은 파도에 떨어져 해안으로 밀려오기도 한다.

울릉군 북면 평리 논농사 모습(1955년경)

울릉도는 쌀이 귀한 섬이다. 벼농사는 개척령(고종 19년) 이듬해인 1883년 4월 강원관찰사가 개척민을 위해 볍씨를 비롯해 콩, 조, 팥 등을 제공하면서 시작되었다. 그렇게 시작된 벼농사는 평리, 태하, 남서, 남양, 추산, 옥천, 사동 등에서 재배되었다. 하지만 논도 적고, 생산성도 낮아 산채와 약초 등 환금작물로 바뀌었다. 그리고 1987년 중단되었다.

울릉도 바닷가로 밀려온 대황

당시 울릉도에서 생산된 식량만으로는 3개월도 버티기 힘들었다. 대신에 수산물이나 산나물을 팔아 나머지 9개월을 지냈다고 한다. 울릉도에서는 쌀이 귀해 처녀가 시집가기 전에 쌀 2되 정도 먹었다면 형편이 좋은 집이었다고 한다. 이렇게 부족한 쌀을 대신한 것은 옥수수다. 여기에 울릉도 특산인 명이와 물엉겅퀴 등 산나물은 물론이고 바다에서 채취한 대황을 넣어 밥을 지었다.

대황밥

말린 대황을 밥 짓기 하루 전 불려서 물을 버리고 다시 반복해 우려서 사용한다. 곡물과 대황의 비율은 집안 사정에 따라 달랐다. 우선 대황을 칼로 잘게 다진 후 쌀, 보리, 옥수수 등을 섞어서 밥을 짓는다. 울릉도에서 파는 대황은 삶아서 건조한 대황이다. 대황은 밥 외에도 부드럽게 불려 쌈으로 먹거나 꽁치젓갈, 고춧가루, 양파, 고추 등을 버무려 대황무침을 해서 먹기도 한다. 최근 대황은 기후변화로 수온이 상승하고 바닷말류를 포식하는 성게 등 바다생물 증가로 점차 개체 수가 줄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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