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은 ‘할 수 있는가’만을 묻지만 윤리는 ‘해야 하는가’를 묻는다(Science asks only ‘can we do this?’ while ethics asks ‘should we do this?’)” 영화 ‘쥬라기 공원’의 과학자 캐릭터 이언 맬컴이 공룡 창조를 두고 했던 말이다. 영화 ‘베놈(Venom∙2018∙사진)’은 힘과 진보를 위해 인간의 모든 것을 희생한 과학자가 어떻게 괴물이 되는지 보여주는 작품이다.
칼턴 드레이크(리즈 아메드 분)는 과학으로 세상을 바꾸고 있는 대기업 ‘라이프 파운데이션’의 CEO다. 그는 우연히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외계 생명체를 포획하고 그 생명체로 인류의 과학을 진보시키려 한다. 암 치료법을 찾는다며 노숙자들을 대거 모집한 칼턴은 사내 연구실에서 비윤리적인 실험을 거듭한다. 그리고 그 광기 어린 과학관을 피실험자들에게 강요한다.
그는 아이작이란 이름의 피험자에게 이렇게 말한다. “아이작, 그거 성경에 나오는 이름인 거 알죠? 신은 아브라함에게 아들을 바치라며 가장 소중한 것을 희생할 수 있느냐 물었고 아브라함은 그러겠다고 답했어요.(Isaac. You know that’s a biblical name? God said to Abraham, “Give me your son, ”show me you are willing to sacrifice the one thing “most precious to you,” and Abraham was willing).”
그러고 그 이야기의 맹점을 파고든다. “하지만 희생은 아브라함이 아니라 아이작이 해요. 이 이야기의 영웅은 아이작이에요(It isn’t Abraham’s sacrifice. It’s Isaac’s. Isaac is still the hero of this story.).” 칼턴은 아이작이 고개를 끄덕이자마자 외계 생명체를 입속으로 쑤셔 넣고 웃음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