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mbie>, The Cranberries (1994)

봉기는 고작 6일 만에 진압되었다. 그리고 패트릭 피어스를 비롯한 주모자 17명은 바로 처형당했다. 흔히 ‘부활절 봉기’라고 하는 아일랜드 공화주의자들의 독립 투쟁은 5년 뒤인 1921년 아일랜드 공화국의 독립으로 이어졌다. 비록 여전히 분쟁의 불씨로 남아있는 북동부 6군은 ‘북아일랜드’로 대영제국에 편입되었지만 말이다.

부활절(Easter Sunday)은 이름처럼 언제나 일요일이다. 이날을 맞아 푸틴은 우크라이나에 부활절 휴전을 제안했다. 예수가 십자가형을 선고받고 나무 십자가에 박힌 금요일부터 모레가 되는 일요일에 부활한 것을 기념하는 부활절은 기독교 문화권의 최대 축일이다.

하지만 아일랜드인에게는 또 다른 의미에서 피의 일요일이다. 더블린 오코넬 거리의 더블린 중앙우체국 건물엔 아직도 탄흔이 벽에 남아 있다. 이곳은 패트릭 피어스가 독립선언문을 낭독한 곳이자 시민군 2000여 명의 사령부이기도 했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바리케이드 봉기처럼 이들은 시민들의 적극적 참여를 기대했지만 뮤지컬 장면처럼 그 기대는 실현되지 못했다.

아일랜드 출신 뮤지션이라면 이 현대사의 정서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 이들은 앨런 파커 감독의 영화 속 대사처럼 ‘유럽의 흑인’이었다. 복잡한 표정을 목소리에 담고 있는 크랜베리스의 보컬 돌로레스 오리어던은 이렇게 읊조린다.

“또 다른 머리 하나가 초라하게 매달려 있네/ 아이는 서서히 의식을 잃어가고 그 폭력이 이 침묵을 낳았지/ 우린 누구로 착각하고 있는가/ 하지만 봐, 난 아냐/ 우리 가족도 아냐/ 네 머릿속, 네 머릿속에서, 그들이 싸우고 있네/ 1916년부터 계속 똑같은 얘기지/ 네 머릿속, 네 머릿속에서 여전히 그들이 싸우고 있어(Another head hangs lowly/ Child is slowly taken/ And the violence caused such silence/ who are we mistaken/ But you see, it’s not me/ It’s not my family/ In your head, in your head, they’re fighting/ It’s the same old theme since 1916/ In your head, in your head, they’re still figh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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