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6일 영국의 한 경매업체(auction house)가 물에 얼룩져 헐고 너절해진 배표 쪼가리(tattered and waterstained boarding pass stub) 하나, 1달러짜리 지폐, 누렇게 바랜 낡은 증명서(yellowed old certificate)와 편지 몇 장을 경매에 부친다. 1912년 4월 10일 영국 사우샘프턴을 떠나 미국 뉴욕을 향해 처녀 출항했다가 빙산과 충돌해 침몰한(sink after colliding with an iceberg) 초호화 여객선 타이태닉호의 한 승객 소지품(belongings)이다.
사상 초유 초대형 참사(unprecedentedly massive disaster)로 1517명의 승객이 사망하면서 수많은 안타까운 사연(countless heartbreaking stories)이 알려졌고, 그동안 다양한 유품이 경매에 나왔었다(be put up for auction). 그런데 이번 경매 대상은 운명의 장난으로 비극 희생자(victim of the tragedy)가 된 한 젊은이의 것이어서 가뜩이나 애달프다. 가족이 전달받은 후 후손에게 대대로 전해지면서(be passed down through descendants) 지난 113년 동안 한 번도 공개되지 않은 것들이다.
어니스트 톰린, 당시 21세. 이 청년은 타이태닉호의 가장 불운한 승객(unluckiest passenger) 중 한 명이다. 원래 승객 명단에 없었다. 미국에 가서 잘살아보겠노라 고향을 떠나던 이 가난한 젊은이는 아드리아틱호라는 다른 배의 3등칸 티켓을 구입했었다(purchase a third class ticket). 그런데 그의 의지와 아무 상관없이(entirely beyond his control) 타이태닉호 3등칸으로 옮겨 타게 된 건 오로지 운명의 장난(twist of fate) 탓이었다.
1912년 2월 말부터 4월 초까지 영국에선 전국적인 석탄 파업(nationwide coal strike)이 벌어졌다. 그로 인해 당시 석탄을 연료로 하던 배들의 출항도 줄줄이 취소됐다(be canceled one after another). 4월 10일 기념비적인 처녀 항해(monumental maiden voyage)를 앞두고 있던 타이태닉호도 출항에 차질이 빚어질 상황에 처했다. 하지만 세계 최대 초호화 여객선으로 초미의 관심을 모았던(attract worldwide attention) 타이태닉호의 처녀 출항 일정을 취소·연기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다른 배들의 연료 석탄을 비싼 값에 사들였고, 마침 톰린이 승선할 예정이던 아드리아틱호도 석탄을 팔아버리고 운항을 취소하면서 예약 승객들을 넘겨버린 것이다.
경매될 유품 중 하나인 1달러 지폐는 시신과 함께 발견됐다. 두 장이 톰린의 조끼 안쪽에 꿰매져 있었다(be sewn into his vest). 영국을 떠날 때의 전 재산 14달러 중 두 장으로, 만약을 대비해 바늘로 꿰매놓았던 것이다. 나머지 12장은 발견되지 않았다.
배표 쪼가리는 승선권이 아니라 1등·2등칸 레스토랑은 이용할 수 없는 3등칸 전용 티켓이다. 뉴욕에 도착할 때까지 식사할 때마다 3등칸 식당 입구에서 매번 보여줘야 했던 가장 값싼 식권이었는데, 몇 번 보여주지도 못한 채 그 청년의 시신 주머니 속에서 발견됐다. 경매에 부쳐지는(be brought under the hammer) 첫 호가는 15만 파운드(약 2억8500만원).
[영문 참조자료 사이트]
☞ https://www.dailymail.co.uk/news/article-14617681/Titanic-unlucky-ship-twist-fate-story.html
☞ https://www.youtube.com/watch?v=x-PGO-dGSuA
☞ https://www.msn.com/en-ca/news/world/tragic-story-of-titanics-unluckiest-passenger/ar-AA1D1vss?apiversion=v2&noservercache=1&domshim=1&renderwebcomponents=1&wcseo=1&batchservertelemetry=1&noservertelemetry=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