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Midjourney

빛나는 별보다, 빛나는 옷보다

비 오는 거리에서 춤을 추자

-김뜻돌의 노래 ‘비 오는 거리에서 춤을 추자’에서

봄꽃이 피고 지는 동안 비가 꽤 여러 번 내렸다. 한번은 우산 없이 산책을 나섰다가 갑자기 퍼붓는 비에 근처 정자로 뛰어들기도 했다. 예전에는 비슷한 상황이면 오히려 기쁜 마음으로 비를 맞기도 했는데 언제부터였을까, 비에 젖는 게 싫어진 건. 산뜻한 기분에서 벗어나면 불편함을 느끼게 된 건.

어쩔 수 없이 여기저기 둘러보니 정자 지붕 쪽에 우산이 하나 끼어 있는 게 보였다. 그걸 쓰고 돌아갈까 하다가 옆에서 함께 비를 피하던 젊은 부부에게 그 사실을 알려주곤 다시 과감히 빗속으로 뛰어나왔다. 젖은 옷은 말리면 된다. 지는 꽃은 내년에 다시 피면 된다. 젖었다고 투덜대지 말고 대신 춤을 추자. 빗속에서 춤추는 사람을 당할 자 이 세상에 아무도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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