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지역 산불이 4만5157헥타르(ha)의 면적을 태우고 6일 만에 진화됐다. 역대 최대 규모의 산불이었다. 수십 명이 숨졌고 수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매년 대형 산불이 반복되면서 백두대간 주변과 동해안 지역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피해 면적 1...
경상도 지역 산불로 천년 고찰 의성 고운사(孤雲寺)가 전부 불에 탔다. 목조건물인 사찰에 화재가 발생하는 경우는 자주 있는 일이다. 사찰 화재는 누군가 앙심을 품고 고의로 방화를 하거나 아니면 실수로 불이 나거나 한다. 그래서 사찰 주지를 맡으면 가장 신경 쓰는 일이 ...
프랑스 대혁명 100주년을 기념해 1889년 파리 만국 박람회가 열렸다. 산업혁명의 상징인 철을 재료로 한 랜드마크를 기획했고, 700여 편의 응모작 중 건축가 귀스타브 에펠이 제출한 철탑을 채택했다. 그리고 그해 3월 준공식이 거행됐다. 작곡가 샤를 구노, 극작가 알...
모두부를 시켜놓고 바닷가 허름한 두붓집 벚꽃이 피기 전에 모두부를 시켜놓고 나는 파도를 보네 어디로 갔을까 해변의 젖은 발자국들을 보네 막 일어서는 파도도 좋고 꽃이 필 사월도 좋지만 나는 다정한 모두부의 윤곽을 더 사랑하네 모두부의 비밀은 자르기 전에도 눈물겹도록 ...
뉴욕의 레스토랑 가이드 ‘자갓’이 있다. 1979년 자갓(Nina & Tim Zagat) 부부가 창간, 2009년까지 30년간 전성기를 누렸다. 한때 한국의 카드 회사와 제휴, 서울 레스토랑 가이드를 출판하기도 했다. 자갓은 소수의 전문가가 평가하는 미슐랭과 다...
채식주의자 친구가 있다. 그녀가 비건이 된 건 실직 후, 사람에게 갈 곳 없던 마음이 동물에 대한 사랑으로 발전했기 때문이다. 중학생 때 이민을 간 한 친구는 언어와 문화 차이 때문에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했는데, 그때 그녀를 지켜준 건 방과 후 특별활동이었던 수영이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적·정치적 완승이다. 이로써 이 대표는 (조기 대선이 된다면) 최대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이 대표가 허위 사실 공표 재판에서 극적으로 기사회생한 것은 두 번째다. 2020...
2025.03.28(금)
−생텍쥐페리의 회상록 ‘전시 조종사’ 중에서 ‘나를 위한 글쓰기’라는 수업을 들은 적이 있다. 사실상 내가 들은 유일한 글쓰기 수업이었는데, 요즘도 가끔 생각난다. 특이하게도 수업의 주안점이 글쓰기 실력보다 자존감 키우기에 맞춰져 있었기 때문이다. 과제로 글을 쓰는 동...
백운산 자락 지나 과천 접어드니 관악산이 흐릿했다. 한강 건널 제는 안 그래도 먼 북한산이 보일락 말락. 한 이틀 지나자 광화문 네거리서 코앞인 북악산마저 가물가물하지 않은가. 국내외 미세 먼지에 황사까지 겹쳤단다. 핑계 대기 십상 좋은 날씨군. 식사 뒤 걷기를 줄이기...
가지에서 떨어진 낙엽이 뿌리로 돌아간다는 고즈넉한 관념은 사실 잘못이다. 그를 말해주는 성어는 낙엽귀근(落葉歸根)인데, 떨어진 잎사귀가 뿌리로 돌아가기까지는 실제 장애가 많다. 우선 낙엽을 휘날리게 만드는 가을바람이 있다. 그 또한 성어로 남았으니 이른바 추풍낙엽(秋...
마이크 던리비 미국 알래스카 주지사가 이번 주 우리나라를 방문했다. 산업통상부 장관을 비롯해 다수의 대기업 관계자들과 연이어 면담을 하는 바쁜 일정이었다. 던리비 주지사는 지난 19일부터 우리나라 외에도 대만, 일본, 태국을 잇따라 방문 중이다. 알래스카는 인구가 고작...
꽃잎을 거둬 올려두는 마음에 복스러운 미소 花(はな)びらを置(お)くここちして福笑(ふくわら)ひ 봄이 봄 같지 않고 뒤숭숭해서 꽃을 보아도 얼굴에 미소가 피어오르지 않는다. 지천으로 개나리도 피었고, 목련도 피었는데, 웃음이 안 난다. 전국에 산불이 일고, 도심에 ...
젊은 여성이 응급실에 찾아왔다. 환자 분류소에서 응대하던 간호사가 진땀을 흘리며 들어왔다. 환자가 강간을 당했다고 주장한다고 했다. “당한 게 아니라 주장을 한다고요?” “어젯밤 기억이 전혀 안 나는데 가능성이 있대요. 그런데 외국인이에요. 영어로 의사소통이 힘들어서 ...
2025.03.27(목)
누군가의 죽음은 누군가의 기회이기도 하다. 그래서 교황의 죽음이 선고되자마자 추기경들은 다급히 움직인다. 교황이 선종하는 순간 옆에 있던 네 명의 추기경은 교황이 총애하는 사도에서 유력한 차기 교황 후보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각자의 캐릭터대로, 각자의 셈법대로, ...
2025.03.27(목)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이름은 블라디미르(Vladimir),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이름은 볼로디미르(Volodymyr)다. 그렇다. 뿌리는 같다(share the same root). 고대 슬라브어 이름 ‘볼로디메루(Volodiměrŭ)’에서 유래했다(origina...
2025.03.27(목)
1939년 3월 27일 마드리드의 파괴된 관공서 계단에 앉아 이 엽서를 쓴다. 내일, 프랑코 장군의 반란군이 마드리드를 점령하면서 스페인 내전이 ‘사실상’ 끝난다. 독일과 이탈리아의 지원을 받는 프랑코 진영에 맞서는 인민전선 편 안에는 전 세계에서 몰려든 좌익 분파들이...
“슬픔은 당신을 바꾸지 않는다. 당신을 드러낼 뿐이다(Grief does not change you. It reveals you).”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를 쓴 작가 존 그린의 말이다. 시쳇말로 사람은 취해야 본모습이 나온다고들 하는데 사실 누군가의 진짜 모습은 ...
서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 1941. 11. 20. ...
2025.03.26(수)
지난 1993년 시노하라(篠原) 사건은 간첩법 개정을 촉발한 중요한 사건으로 여겨진다. 일본 후지TV 서울지국장이었던 시노하라는 국방정보본부 소속 고영철 해군 소령을 포섭했다. 진급 누락에 불만을 가진 고 소령과 시노하라는 본격적인 스파이 활동을 전개했다. 3년 동안 ...
2025.03.25(화)
“첫 배를 타야 하니까. 간단하게 해주세요.” 서거차도를 떠나기 전날 민박집 주인에게 아침을 부탁했다. 아침 7시 무렵 서거차항에서 섬사랑호에 오르면 진도와 신안의 작은 섬 20여 곳을 들러 목포에 도착한다. 도중에 승객이 없는 섬이 많아 건너뛰면 2시쯤이면 도착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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