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에서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 최초의 한국인 수석 무용수 서희의 데뷔 20주년 기념 공연이었다. 1841년 초연한 낭만 발레의 대표작 ‘지젤’. 그날 서희의 퍼포먼스는 힘 있고도 아름다웠다. 큰 무대...
개를 좋아한다. 공원 벤치에 앉아 강아지 보는 게 취미인데 개를 키우지 못하는 건 역설적으로 너무 많이 좋아하기 때문이다. 개를 좋아하지 않는 건 얼마나 어려운가. 강아지와 절대 못 산다고 선언한 부모가 입양 후 개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는 SNS에 넘쳐난다. 정이현...
우리는 재산을 동산과 부동산으로 나눈다. 동산은 움직이는 자산으로 현금이나 주식을 말한다. 부동산은 움직이지 않는 자산으로 땅이나 건물 같은 것을 말한다. 부동산은 다시 말해서 공간 자산이다. 공간이 많이 확보된 사람은 이를 자산으로 삼아서 돈을 벌 수 있다. 건물을 ...
사람이 서 있는 곳을 가리켰던 한자가 위(位)다. 그러나 이 세상 수많은 사람이 선망하는 자리가 있다. 황제의 자리, 즉 황위(皇位)다. 황제까지는 아니더라도 왕의 권좌는 달리 왕위(王位)라고 한다. 매우 특별한 권력의 자리다. 그래서 군주가 권좌에 앉는 일을 즉위(...
이번 여름 메가트렌드는 빈티지 록밴드 티셔츠다. 몇 해 전부터 미국의 유명 스타들이 1990년대 록밴드 티셔츠를 경쟁적으로 입기 시작하면서 들불처럼 퍼져나갔다. 새 옷을 일부러 낡아 보이게 가공하는 고가의 브랜드부터 SPA 브랜드, 아동복까지 록밴드 로고가 보이지 않는...
“좋은 소설이나 좋은 시가 그러하듯, 좋은 식당은 문턱을 넘는 순간 곧장 알아차릴 수 있다.” -킹슬리 에이미스의 논픽션 선집 ‘에이미스 컬렉션’ 중에서 살면서 쌓인 경험에 비춰봤을 때, 에이미스의 저 말은 대체로 옳다. 물론 몇 페이지 넘겨야 표정을 드러내는 소설도...
외식이라도 다녀오는 길일까. 어둠 깔린 산책길 옆 개울을 타고 내려오는 오리 식구를 만났다. 어미와 새끼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멀찌감치 뒤따라가 봤다. 어느 곳에 다다르자 하염없이 꼼짝하지 않는다. 근처일 법한 둥지 들키기가 싫은가? 오가는 이를 막고 싶어진다, 그만...
소셜미디어(SNS)는 사회악으로 자주 지목당한다. 실제 개인이나 사회에 끼치는 부작용이 크다. 누구나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광장의 풍경은 말처럼 아름답지 않다. 흐름은 너무나 빠르고 헛소리가 난무하며 나쁜 감정이 화장실 안 곰팡이처럼 퍼져나간다. 그 해악을 알면서도 ...
폭염(sweltering heat)이 기승을 부리는(be in full swing) 한여름에 들어서면서 수분 섭취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된다. 땀으로 인한 수분 손실(fluid loss from sweating)이 많아져 물을 하루에 2~3리터는 마셔줘야 한다고 한다....
2025.07.02(수)
매일 아침 눈을 제대로 뜨기도 전에 베란다로 향한다. 밀짚모자를 푹 눌러쓰고 물뿌리개를 챙겨, 3평 남짓한 나의 작은 정원 앞에 선다. 줄지어 선 화분들은 마치 나를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겨울을 무사히 버텨낸 식물들이 봄기운을 맞아 새잎을 틔워내고 나면, 본격적인 물...
영화 ‘프레이 포 더 데블(Prey for the Devil·2022·사진)’은 악마가 우리의 가장 깊은 상처와 수치심을 양분으로 삼는다는 사실을 섬뜩하게 그려낸다. 전 세계적으로 악령의 빙의가 급증하자 바티칸은 다시 엑소시즘 학교를 연다. 하지만 구마 의식은 오직 사...
여름 강물을 건너는 기쁨이여 손에는 샌들 なつかわ こ て ぞうり 夏河を越すうれしさよ手に草履 정수리가 타들어 갈 듯하다. 목이 바짝바짝 마른다. 서너 걸음만 걸어도 땀이 주르륵 흐르고 보송보송하던 살결은 어느새 갓 지은 인절미가 된다. 야속한 하늘은 이제 시작이라는 ...
간 바닷가 햇빛 바른 바위 위에 습한 간을 펴서 말리우자. 코카서스 산중에서 도망해 온 토끼처럼 둘러리를 빙빙 돌며 간을 지키자. 내가 오래 기르던 여윈 독수리야! 와서 뜯어먹어라, 시름없이 너는 살찌고 나는 여위어야지, 그러나, 거북이야! 다시는 용궁의 유혹...
2025.07.02(수)
“어느 날 아침 그레고르 잠자가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그는 침대 속에 한 마리 커다란 해충으로 변해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소설 카프카의 ‘변신’ 첫 문장이다. 지금 나는 1883년 7월 3일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프라하 거리를 걷고...
장마가 그치더니 폭염이 쏟아진다. 몸을 다스리기 위해 복어를 즐길 계절이 됐다. 맛있는 복집이 자리를 잡으려면 인근에서 물 좋은 복어가 잡혀야 한다. 그리고 그 맛을 알고 즐기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 첫째 조건인 복어가 많은 서식지는 강 하구다. 강물과 바다가 만나는 ...
특정 업계를 잘 모르는 사람도 아는 이름이 있다. 멸종 직전인 내 직업군에도 있다. 고(故) 로저 이버트다. 영화 평론계를 모르는 사람도 이름은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1975년 퓰리처상을 받은 첫 영화 평론가다. 아마 최후의 영화 평론가로 남을 것이다. 이버트가 유...
새 정부가 들어섰다. 할 일은 여러 가지이지만 특히 ‘구구팔팔(9988)’로 비유되는 중소기업의 중요성과 그 역할을 직시해야 한다. 그리고 그에 합당한 정책을 실기하지 않고 펴나가야 한다. 우리나라 전체 기업 숫자의 99%는 중소기업이며, 근로자의 88%는 중소기업에서...
2025.07.01(화)
2년 전쯤이었던 것 같다. 서울 어린이대공원에 살고 있던 얼룩말 세로가 동물원을 탈출해 시내를 활보하고 있다는 뉴스가 퍼졌다. 방송사, 인스타그램, 유튜브를 가리지 않고 온갖 매체가 세로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공유했다. “세로가 광진구의 어느 골목 편의점 앞을 지났다”는...
건강에 대해 말하면 “워런 버핏도 콜라를 마시며 장수하는데요?” 하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건강은 어차피 타고나는 건데 왜 잔소리냐”는 이들도 있다. 반박은 어렵지 않다. 여러 연구는 그야말로 ‘건강하게 잘 먹고 잘 사는 것’은 70%가 생활 습관, 30%는 유전자...
중국은 2026년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6회 연속이다. 그러나 중국은 축구를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이 선도하던 인공지능, 휴머노이드 로봇, 자율주행차 등에서 중국은 무섭게 미국을 추격하고 있다. 오랫동안 중국은 남의 것을 베끼는 모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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