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18일 “(코로나 백신이) 좀 부족하더라도 부족할 때 함께 나누는 것이 더 진짜로 나누는 거라고 생각한다”며 북한에 코로나 백신 지원 의사를 밝힌 것을 두고 각계에서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세계 각국이 치열한 ‘백신 외교’를 벌이고 있고, 우리 정부가 공식 확보한 물량도 전무한 상태에서 적절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2020.11.5 국회사진기자단

이 장관은 18일 KBS에 출연해 “남북이 치료제와 백신을 서로 협력할 수 있다면 북한이 코로나로 인해 경제적 희생을 감수했던 부분들로부터 좀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본다”며 코로나 백신 분담을 제안했다.

장진영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서울 동작갑)은 19일 페이스북에서 “코로나 백신 확보 실적이 일본 대 한국이 3억대 0인데, 이 와중에 북한 걱정만 하고 있으니 우리 국민은 누가 하냐”고 했다. 그러면서 “통일부 장관이 자나깨나 북한 생각을 한다”고 했다.

이한상 고려대 경영대 교수는 “가수 현철의 노래(앉으나 서나 당신 생각)의 노래 가사가 떠오른다”며 “관료 출신이 저러면 그러려니 하는데, 저런 XX를 대통령 후보로 만들자는 수작을 하는 (586들이) 결집하고 있는 관계로 보는 마음이 편하지 가 않다”고 했다.

한국 정부는 최근 코로나19 백신 확보를 위해 분주히 노력하고 있지만, 공식 확보한 물량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하반기 접종 시작을 목표로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수급 상황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나온 이 장관의 발언이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북한이 다음날 노동신문 논설을 통해 “없어도 살 수 있다”며 우회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혔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코로나 백신 단 한건도 확보하지 못한 채 김정은에게 먼저 갖다 바쳐야 하지 않겠느냐는 발언을 뉴스에 나와서 떠들고 있다”며 “적화 통일부 장관임을 자기 입으로 계속 자백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33대 전대협을 창설하신 이인영 초대의장동지께서는 북한 인권은 안중에도 없고, 오매불망 ‘확보도 못한 백신’을 상납할 생각 뿐”이라고 했다.

이밖에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에는 이 장관의 코로나 백신 분담을 비판하는 게시물이 쏟아졌다. “박지원 원장님, 간첩 조사해주세요” “아직 한국 국민이 맞을 백신도 확보 못했는데 왜 북한부터?” “문재인 정부는 코로나 앞에 국민을 버렸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