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뉴스1

문재인 전 대통령은 9일 트위터, 페이스북을 통해 김희교 광운대 교수의 책 ‘짱깨주의의 탄생’을 추천했다. 문 전 대통령은 “도발적인 제목에, (내용이) 매우 논쟁적”이라며 “중국을 어떻게 볼지, 우리 외교가 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 다양한 관점을 볼 수 있다”고 적었다. 문 전 대통령은 평소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이 감명깊게 읽은 책을 추천해오고 있다. 이날 추천한 ‘짱깨주의의 탄생’은 한국 언론이 중국을 꾸준히 독재 국가로 규정해 왔지만, 이는 서구 민주주의를 표준화한 결과물일 뿐이라고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치권에선 “문 전 대통령이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 참여하며 중국을 견제하는 윤석열 정부의 외교 기조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려는 의도 같다”는 말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달 21일 한미 정상회담 때 IPEF 가입을 공식화하고 출범 멤버로 참여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책 추천이 내용에 대한 동의나 지지가 아니다”라며 “중국을 어떻게 볼 것이며 우리 외교가 가야할 방향이 무엇인지, 다양한 관점을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관점 속에서 자신의 관점을 가져야한다”며 “이념에 진실과 국익과 실용을 조화시키는 균형된 시각이 필요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대중 외교 관점을 다룬 책을 추천한 이유를 두고 윤석열 정부의 현 외교 정책과 관련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문 대통령은 따로 책 내용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지만, 책의 주요 내용이 반중(反中)에 대한 반박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문 전 대통령이 언급한 책은 ‘짱깨주의의 탄생-누구나 함부로 말하는 중국, 아무도 말하지 않는 중국’이란 책으로 김희교 광운대 교수가 집필해 지난 4월 발간된 것이다. 676쪽 분량으로 이뤄진 이 서적은 반중(反中)의식부터 진보주의의 중국 이념에 대한 혐오, 언론을 통해 확산하는 중국 혐오까지 중국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바로잡고 한·중 관계를 평화체제와 탈식민주의의 관점에서 조명했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미국이 추진하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 출범 멤버로 참여했다. IPEF는 미국이 글로벌 공급망과 인프라, 디지털 경제, 신재생에너지 등 분야에서 아·태 지역 동맹·파트너들을 규합해 구축하려는 경제 연대 성격을 갖고 있다. 미국이 공급망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노동 기준, 수출 통제, 반(反)부패 등도 주된 논의 대상으로 삼으려 해 중국이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날 문 전 대통령은 “언론이 전하는 것이 언제나 진실은 아니다”라며 “세상사를 언론의 눈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는 눈을 가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준다”고 적었다. 이는 재임 시절 문재인 정부의 외교 정책을 두고 친중 성향이라는 비판을 내놨던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