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당 민생연석회의에서 발표된 주요 정책 의제 중 하나인 이른바 ‘전세 계약 10년 보장’ 법안을 두고 “당 공식 입장이 아닐뿐더러, 개인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갖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전세 계약 10년 보장안을 두고 ‘반(反)시장적’이란 지적이 빗발치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지난 12일 ’20대 민생의제 발표회’를 개최했다. 이 대표도 참석한 이 행사에서 민주당은 주요 정책 의제를 발표했는데 주택 임차인이 2년마다 전세를 갱신 계약한 후 최장 10년까지 점유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임차인의 계약 갱신권을 대폭 강화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민주당이 주요 정책 의제로 발표하자 부동산 시장에선 우려가 쏟아졌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7월 임대차 2법(전세 계약 4년 보장 및 전셋값 상승률 5% 이내 제한) 시행 이후 ‘전세 대란’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임대차 2법 도입 전인 2018년 7월부터 2020년 6월까지 2년간 전국 전셋값은 1.03% 하락했지만, 도입 후 2년간 14.8% 치솟았다.
이에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말 그대로 의제다. 의제는 과제가 아니다”라며 “민생을 위한 논의 주제일 뿐, 추진하기로 한 과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그러면서 “불필요한 억지 논란이 더 없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이 대표는 오는 22일 이스라엘의 세계적인 석학인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와 AI(인공지능)를 주제로 대담을 한다. 하라리는 베스트셀러 ‘사피엔스’의 저자로, 작년엔 AI를 주제로 한 신간 ‘넥서스’를 출간했다. 이 대표는 작년 12·3 비상계엄 이후 월스트리트저널·블룸버그·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외신과도 잇따라 인터뷰하고 있다. 이번 대담을 조율한 강선우 의원(민주당 국제위원장)은 “AI 담론을 정치권에서 이끌어가고 있는 이 대표가 하라리와의 대담을 통해 준비된 차기 지도자의 이미지를 굳힐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