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10일 국회 본관 앞 분수대에서 “정치 교체, 세대 교체, 시대 교체를 이루겠다”며 21대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한 전 대표 출마 선언식에는 조경태·송석준·박정하·배현진·서범수·한지아 등 친한계 의원 10여 명과 지지자 1000여 명이 참석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기 위해 저는 먼저 이 나라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국정의 한 축인 여당을 이끌었던 사람으로서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계엄과 탄핵으로 고통받은 분들의 마음에 깊이 공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윤석열 전 대통령의 모든 정책이 저평가받아서는 안 된다”며 “영웅에 대한 예우와 자유 진영의 협력 외교를 강화한 것, 원전 생태계를 복원해 에너지 산업 발전을 본궤도에 올린 것은 대단한 성과”라고 했다.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한 한 전 대표를 향한 국민의힘 강성 지지층의 반감을 달래려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한 전 대표는 “지금의 경제 전쟁 상황에서는 과거 산업화 시기 박정희 대통령 같은 강력한 경제 대통령의 리더십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래 성장 2개년 계획 입안·실천’ ‘인공지능(AI)·로봇·반도체·에너지·바이오 등 초격차 5대 사업 분야 집중 육성’ ‘경제 NATO(무역과 기회를 위한 새로운 동맹) 창설 제안’ 등을 공약했다. 그는 “국민소득 4만달러, 중산층 70% 시대를 만들겠다”며 “고착된 양극화를 넘어 노력하면 누구나 중산층이 될 수 있는 ‘성장하는 중산층의 시대’를 열 것”이라고도 했다. 산업화 시대를 주도한 보수 정당 대선 후보에 도전하는 만큼 성장·혁신·중산층을 강조한 것이다.
한 전 대표는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파면) 결정문을 보면 사실상 ‘탄핵된 사람’이 한 명 더 있었다. 바로 이재명 전 대표와 민주당”이라며 “위험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고 괴물 정권이 탄생해 나라를 망치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날의 비상계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 제일 먼저 국민과 함께 막겠다고 한 사람, 저 한동훈이 맞서야 한다. 그래야 이길 수 있다”고 했다.
한편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전태일기념관을 찾아 “밑바닥의 가장 어려운 노동자층과 서민·농민들에 대해서 저보다 더 많이 아는 후보는 없다”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디딤돌소득’(가구 소득이 적을수록 더 많은 현금을 지원하는 서울시 소득 보장 정책) 수혜 가구와 간담회를 하고, 이재명 전 대표의 ‘기본소득’을 “비효율적”이라고 비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대구시민께 드리는 글’에서 “이제껏 비켜나 있던 중앙무대로 올라가 기울어 가는 이 나라를 바로잡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