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4일 서울 공관에서 경제안보전략 TF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뉴시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4일 발표된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8.6%를 얻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48.8%)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10.9%)에 이은 3위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회사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9~11일 전국 성인 1506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통령으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느냐’고 질문한 결과다. 한 대행에 이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6.2%, 홍준표 전 대구시장 5.2%,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3%, 오세훈 서울시장 2.6%,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2.4% 등 순이었다.

한 대행은 지난 8~10일 주관식인 한국갤럽의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는 2% 지지율을 기록하며 처음 이름을 올렸는데, 제시된 이름 중 하나를 고르는 이번 조사에서는 지지율이 더 높게 나타난 것이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 국민의힘 주자 지지율을 다 합친 수치는 38.6%로, 2주 전 실시된 직전 조사(36.6%)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민주당 등 구(舊)야권 후보 지지율 총합은 55.1%로, 직전 조사와 같았다.

정치권 전문가들은 “다른 국민의힘 주자 지지율이 빠진 만큼 한 대행에게 옮겨 갔기 때문에 국민의힘 후보 지지율 총합에 변동이 없는 것”이라고 했다. 직전 조사와 비교하면 김문수 전 장관은 5.4%포인트, 오세훈 시장은 2.2%포인트, 홍준표 전 시장은 1.9%포인트 하락했다. 세 후보의 떨어진 지지율을 합치면 9.5%로 한 대행 지지율인 8.6%와 비슷하다. ‘한덕수 효과’가 아직까지는 새로운 지지층을 끌어들이기보다는 ‘제로섬’에 머물고 있다는 얘기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아직 국민의힘 진영에서 중도층을 끌어당길 만한 움직임이 없었고, 당내 주자들도 여러 명으로 분산돼 있어 관망하는 사람도 많기 때문에 국민의힘이나 반(反)이재명 전체 파이가 커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윤희숙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장은 “한 대행이 아직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국민 상당수는 한 대행이 후보로 거론되는 것도 모를 것”이라며 “한 대행이 파이를 키울 수 있을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