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시절 자신과 친분이 있는 단체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이 6일 제기됐다.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김은혜 의원에 따르면 전임자 시절 3년간 17억원(8건)이었던 LH 수의계약 건수는 변 사장이 취임한 작년 4월을 기준으로 1년 반 만에 36억원(11건)으로 늘었다. 각각 국토연구원(8건), 한국도시연구소(1건), 미래이엔디(2건)가 수의계약으로 연구 용역을 따냈는데, 모두 변 후보자와 친분이 있는 기관이다. 특히 이들은 변 후보자가 고문으로 있던 ‘한국공간환경학회’ 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 후보자가 소장으로 재직했던 한국도시연구소는 1억9100만원의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도시연구소 최병두 이사장은 한국공간환경학회 4대 학회장 출신이다. 미래이엔디는 한국지역개발학회에서 변 후보자와 함께 활동한 백모씨가 대표로 있는 회사로, 총 9억1000만원의 연구비를 받았다. 국책연구기관인 국토연구원은 LH와 총 25억9400만원 규모의 수의계약을 맺었는데, LH가 이미 자체적으로 연구를 완료한 3기 신도시 관련 연구 용역을 중복해서 수주했다. 강현수 원장도 한국공간환경학회 9대 학회장 출신이다. 김 의원은 “LH는 3월 30일에 이미 3기 신도시 마스터플랜을 발표해 놓고 ‘3기 신도시 주변지역 상생에 관한 연구 용역’을 국토연구원에 내년 말 기한으로 다시 줬다”고 했다. 변 후보자는 국정감사에서 “공정한 절차였다”며 “같은 학회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문제 삼는 건 적합하지 않다”고 해명했다.
한국공간환경학회는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10대 학회장을 맡았고,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5대 학회장을 맡았다. 변 후보자와 강현수 국토연구원장, 김수현 전 실장, 조명래 장관은 모두 서울대 환경대학원 출신이다. 학회에는 서울대 환경대학원 출신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은 변 후보자가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시절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다시 제기했다. 2017년 당시 변 사장 방에서 간부급 직원들을 정치 성향,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관계 등을 잣대로 평가한 문건이 발견돼 논란이 일었다. 변 후보자가 부동산을 축소 신고한 것 아니냐는 의문도 나왔다. 올해 3월 관보에 게재된 재산공개에 따르면, 변 후보자는 ‘강남 1주택자’다. 그런데 2006년 매입해 현재까지 거주 중인 서초구 방배동 아파트 1채(129.73㎡)의 가액을 5억9000만원으로 신고했다. 야당 관계자는 “주변 시세(15억원 이상)에 비해 낮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