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예비후보가 지난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유플렉스 빨간 잠만경 앞에서 '더청년과 함께하는 정책소통' 간담회를 가지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의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경선에 출마한 우상호 의원이 10일 “강난희 여사의 손편지를 보고 울컥했다”며 “이를 악물고 있는데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얼마나 힘드셨을까! 어떻게 견디셨을까!”라고 했다.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의 아내 강씨는 최근 지인들에게 “아직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다. 나의 남편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국민의힘은 “우 의원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피해자 인권을 생각했더라면 이런 망언을 해선 안 된다.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며 후보직 사퇴를 요구했다.

우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2월 11일은 박 시장의 67번째 생일”이라며 “비록 고인과 함께할 순 없지만 강 여사님과 유가족들이 힘을 내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원순은 제 목숨 다하는 순간까지도 나의 동지”라며 “박 시장의 정책을 계승하고 그의 꿈을 발전 시키는 일, 제가 앞장서겠다”고 했다. 당내 경선을 앞두고 박 전 시장 지지층의 표를 얻기 위한 발언으로 분석됐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할 민주당에서 당헌·당규까지 고쳐가며 기어이 후보를 낸 것도 모자라, 이제 서울시를 수치스럽게 만든 박 전 시장과 끝까지 같이하겠다고 한다”며 “이는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고 했다. 나경원 서울시장 선거 경선 후보는 “참으로 잔인한 정치꾼”이라고, 조은희 후보는 “성추행을 계승하겠다는 것인가”라고 했다.

정의당도 우 의원을 비판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창당준비위원장은 “박 전 시장을 언급한 우 후보의 발언은 무책임하고 피해자에게 무감각한 언행”이라며 “이미 너무 많은 2차 피해를 겪은 피해자가 한층 더 고립감을 느끼도록 만들었다”고 했다.

논란이 커지자 우 후보는 이날 서울 은평구 대림시장을 찾은 자리에서 “내일이 박 전 시장의 생일이고 설도 다가온다”며 “유가족을 위로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어쨌든 고인이 되신 박 전 시장 유가족이 슬픔을 이기고 잘 극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