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무소속) 의원이 과거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자금 마련 목적으로 개설된 ‘담쟁이 펀드’에 거액을 투자했던 것으로 22일 파악됐다.
국회 공보에는 이 의원이 2012년 18대 대선 직전에 문재인 캠프 측이 개설한 ‘담쟁이 펀드’ 등에 8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대선 펀드 외 다른 채권에 중복 투자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국회 내 최대 규모 투자액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2012 년 담쟁이 펀드에 직접 투자한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전신) 현역 의원은 모두 28명이었다. 이 의원 외에도 상대적으로 고액을 투자한 당시 현역 의원은 민주당 안규백(3억원)·이학영(1억원)·진성준(1억원) 의원, 유인태(1억5000만원) 전 국회 사무총장, 노영민(1억원)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다. 박병석 국회의장, 민주당 우상호 의원, 우윤근 전 러시아 대사도 각각 5000만원을 담쟁이 펀드에 부었다.
이들은 현 정부가 출범한 이래 청와대 고위직, 장관, 대사(大使) 등을 맡았다. 이상직 의원도 2017년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장, 2018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을 거쳐 작년 총선 때 민주당 소속으로 전북 전주을에서 당선됐다.
이스타항공 노조는 “최근 법원에서 이 의원이 ‘나는 불사조다. 어떻게 살아나는지 보여줄 것’이라 발언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은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고도 스스로 ‘불사조’라 했던 이 의원의 자신감이 어디서 나왔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전날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이 의원 구속 여부는 오는 26일 법원에서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