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 프로그램 전후에 방송되는 캠페인 협찬에 정부 부처와 지자체, 공공기관 등이 31억3100만원을 낸 것으로 2일 확인됐다. TBS는 진행자 김어준씨 출연료를 올려주기 위해 지난 4월 제작비 지급 규정을 바꿔 ‘1일 최대 진행비'를 11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올렸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실이 입수한 자료를 보면, 정부 등 공공 부문이 뉴스공장 방송 캠페인에 협찬을 한 액수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11억4700만원에서 지난해 30억원을 돌파해 3년 만에 약 2.7배가 됐다. 2017~2020년 4년간 총액은 90억4800만원이다. 같은 기간 민간 부문 캠페인 협찬 총액은 약 48억원으로 공공 부문의 절반 정도였다. 뉴스공장은 프로그램 앞뒤에 공익 캠페인을 실어주고 협찬비를 받는데, 1부 앞뒤와 2부 이후 등에 하루 최대 9건의 캠페인이 나온다고 한다. 서 의원은 “TBS는 그동안 ‘김어준이 벌어오는 수익을 감안하면, 김씨 출연료가 비싸지 않다’고 변호해왔는데, 그 수익이라는 게 실제로는 김씨 방송의 수혜를 입는 정부나 공공기관이 보낸 국민 세금이 상당수였던 것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했다. TBS는 서울시에서 작년에 388억원을 지원받았다. 올해는 375억원을 받는다. TBS는 “협찬을 한 공공 부문 기관명은 영업 비밀에 해당하는 사항으로, 공개할 경우 해당 기관의 영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에 밝힐 수 없다”고 했다.
야권에서는 김어준씨가 회당 출연료로 200만원을 계약서 없이 받았고, 2016년 9월 이후 현재까지 22억7600만원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TBS는 개인 정보이기 때문에 출연료 역시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이 2일 TBS로부터 제출받은 제작비 지급 규정에 따르면 ‘하루 200만원 지급 규정’이 지난해 4월 2일 새로 개정됐다고 적혀 있다. 라디오 사회비 최대 100만원에 더해 이를 TBS 방송으로 송출하면서 최대 100만원이 추가되는 방식이다. 이전까지 1일 최대 진행비는 110만원(라디오 사회 비용 60만원+방송 송출 사회비 50만원)이었다. 허 의원은 “지난해 4월 2일 급하게 관련 규정을 개정한 것은 그해 4·15 총선으로 정치적 변동이 있기 전에 김어준의 출연료를 안전하게 올리려는 것이 아니겠냐”며 “하루 만에 청년 한 달 월급을 벌어들이는 김어준의 주머니로 돈을 넣어주기 위한 TBS 노력이 애처로울 정도”라고 했다.
이에 대해 TBS는 “조직 특수성, 이사회 일정 등에 대한 무지와 몰이해에서 비롯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TBS는 출연료 지급 규정 개정에 대해 “2020년 2월 17일 서울시 산하 사업소에서 독립 법인으로 출범하면서 이사회 등 재단 조직 신설과 운영 전반에 대한 정관을 제정했다”며 “이후 조직 운영에 필요한 내부 규정을 이사회를 통해 순차적으로 제정하고 정비하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이고 타당한 활동”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