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6·11 당대표 후보들이 공천 관련 공약을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예비 경선을 1위로 통과한 이준석(36) 후보가 엑셀 사용 능력을 예로 들며 ‘정치인 자격시험제’와 청년·여성 할당제 폐지 등을 공약하면서 신구(新舊) 대립 전선이 형성될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국민의힘 내 젊은 정치인들이 “엑셀 정도는 기본 아니냐”며 이 후보 공약에 호응하자 중진 인사들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엑셀을 잘 못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당대표에 출마하면서 ‘정치인 자격시험제’를 공약했다. 그는 “요즘 2030 청년 직장인 중에 엑셀 못 쓰는 사람은 없다”며 “우리 당의 선출직 공직자라면 그런 능력은 갖춰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공천 때 컴퓨터 활용 능력 등을 평가하자는 제안도 했다. 그간의 국민의힘 공천이 능력보다는 일부 실력자의 줄 세우기로 이뤄졌다고 보고 공천 등에 경쟁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중진 후보 측에선 “능력 지상주의”라거나 “젊은 세대의 능력만 능력이냐”는 반론이 나왔다. 주호영 후보는 1일 본지 통화에서 “가장 공정한 룰은 이기면 살고 지면 죽는다는 검투사의 룰일 것”이라며 “그러나 모든 것을 시험과 실력으로만 결정할 수 있나”라고 했다. 나경원 후보도 이날 라디오에서 “제대로 된 공천 해법을 제시해야 하는데 이 후보는 ‘청년·여성 할당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식으로 논의를 끌고 간다”고 했다.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 중인 일부 5060 인사들은 “엑셀이 만능은 아니지 않으냐”며 불만을 나타냈다. 반면 “공직에 도전하는 후보들은 최소한의 역량은 갖춰야 한다”는 반론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