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전 검찰총장 대선 캠프에서 4선 권성동 의원이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총장은 추석 연휴 때 캠프 재정비 구상을 하면서 22일엔 외교·안보 분야 공약을 직접 발표했다. 윤 전 총장과 경쟁하는 홍준표 의원은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추진한 대장동 개발 현장을 찾아 공세에 나섰다. 홍 의원은 대장동 개발 의혹 관련자들을 향해 ‘서민들 피 빨아먹는 거머리’라고 했다. 조국 전 법무장관에 대한 수사를 과잉 수사라고 비판해 ‘조국수홍’ 논란이 일자 타깃을 더불어민주당 쪽으로 돌린 것이다.
윤 전 총장 캠프 관계자들은 권성동 의원이 선대본부장을 맡는 걸로 정리가 됐다고 전했다. 캠프 안팎의 관심은 캠프 재정비 폭과 범위에 쏠려있다. 관건은 종합상황실장을 맡고 있는 장제원 의원 거취다. 래퍼로 활동 중인 장 의원 아들 노엘(본명 장용준·21)은 연휴 기간 무면허 운전 및 음주 측정 거부와 경찰관 폭행으로 물의를 빚었다. 캠프 안팎에선 악재가 터졌는데 대처가 안일하다는 지적과 함께 장 의원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들린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1차 대선 후보 경선 컷 오프에서 윤 후보가 1위 자리는 가까스로 지켰지만 장제원 실장 체제의 캠프 성적표란 점에서 쇄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캠프 구성원들 사이에 형성되어 있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미국·일본·인도·호주 4국 협의체(쿼드) 산하 워킹 그룹 참여를 시작으로 하는 점진적 쿼드 가입을 골자로 한 한미 전략적 포괄 동맹 강화 및 실천과 북한 비핵화 진전을 전제로 한 남북 경제 협력 구상 등이 담긴 외교·안보 공약을 발표했다. 공약엔 한일 정상 간 셔틀 외교 복원, 군 병사들의 의식주 개선, 군 복무 경력 인정 법제화 추진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홍준표 의원은 연휴에 이재명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추진한 대장동 개발 현장을 방문하고 의혹 관련자들을 ‘거머리’로 지칭하는 등 공세를 취했다. 홍 의원은 지난 20일 대장동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김은혜(성남 분당갑) 의원 등과 대장동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것은 이미 (이 지사의) 대선 프로젝트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만약 그렇게 서로 공모를 했다면 이는 우리 당 출신이어도 용서할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가 의혹과 관련된 것이 있다면) 감옥 가야지 사퇴할 일인가”라며 “허욕이 불러온 엄청난 비리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홍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도 “(해당 의혹을) 제대로 수사해보면 서민들의 피를 빠는 거머리들이 대거 나올 것”이라며 “1990년 노태우 정권 당시 수서 택지 비리 사건보다 더 크고 올봄 전 국민을 분노하게 했던 LH 신도시 투기 사건보다 더 정교한 성남시 주도의 조직적 비리”라고 했다.
홍 의원은 22일엔 2016년 개봉한 영화 ‘아수라’를 거론하며 이 지사를 겨냥했다. 홍 의원은 대장동 택지 개발 사업자 선정 당시 실무자 내부망에 문제를 지적했다가 묵살당하고 사업 담당팀이 교체됐다는 보도를 공유하면서 “꼭 ‘아수라’를 보는 기분”이라고 했다. ‘아수라’는 도시 개발을 둘러싼 부패와 비리가 얽힌 복마전 도시를 다룬 영화다.
정치권에서는 홍 의원의 ‘이재명 때리기’가 지난 16일 대선 경선 토론회에서 “조국 일가 수사는 과잉 수사”라고 발언해 ‘조국수홍’(조국수호+홍준표)이라는 비판을 받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 의원은 조국 수사 발언을 둘러싸고 보수층의 반발이 이어지자 “국민이 아니라고 한다면 제 생각을 바꾸겠다”며 물러섰다. 그러면서도 파란색 차림의 옷차림과 마스크, 운동화를 신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게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