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본경선 후보 2차 TV 토론은 ‘윤석열·원희룡’ 대(對) ‘홍준표·유승민’으로 갈려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13일 제주도에서 열린 토론에서 홍준표 의원이 “여론조사에서 도덕성 떨어지는 대선 후보로 이재명 다음이 윤석열이었다”고 공격하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이 정부에서 저를 탈탈 털었지만 나온 게 없다”고 반박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홍 의원의 국민소득 5만불 공약은 15년은 걸려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하자, 홍 의원이 “목표 설정도 못하냐. 그렇게 계획대로 잘해서 제주지사 시절 지지율이 낮았던 것이냐”고 맞받았다. 유승민 전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장동 사건을 철저 수사하라고 지시했는데, 그게 무슨 뜻인지 아느냐”며 윤 전 총장이 현 정부 검찰총장 출신인 점을 비꼬자, 윤 전 총장이 “그런 해석 잘했으면 쫓겨났겠느냐”고 했다.
홍 의원은 이날 주로 윤 전 총장과 원 전 지사에게 질문을 집중했다. 그는 ‘제주 제2공항’ 공약에 관해 물으며 “현 제주공항을 확장하는 안은 어떠냐”고 물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저도 그게 좋을 것 같아서 예전 토론 때 원 전 지사에게 ‘일본 간사이 공항처럼 철판을 깔아서 기존 공항을 확장할 수 없느냐’고 물었더니 ‘어렵다’고 하시더라”고 답했다. 그러자 홍 의원은 “천공 스승은 확장안이 좋다고 했다”고 했다. 윤 전 총장과 역술인 천공 스승(정법)의 관계를 둘러싼 논란을 파고든 것이다. 이에 윤 전 총장은 “모르겠습니다. 하하하”라며 웃어넘겼다.
홍 의원은 원 전 지사를 상대로는 “제주 도정 직무수행 평가에서 ‘잘못했다’가 51.9%이고 ‘잘했다’가 36.8%”라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원 전 지사는 “당선될 때 51%로 됐는데 (제주지사) 역대 최고 득표”라며 “인기가 없었으면 국회의원 모두와 도의원 4분의 3이 민주당인 곳에서 재선됐겠느냐”고 받아쳤다.
홍 의원의 제주 지역 ‘카지노 프리’(내국인 입장을 허용하는 카지노) 공약을 두고서는 윤 전 총장이 날을 세웠다. 윤 전 총장은 “안 그래도 제주가 난개발 때문에 환경이 죽을 판인데 환경 파괴나 식수 문제에 대해선 어떤 복안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홍 의원은 “그런 식이면 도로도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홍 의원은 원 전 지사가 ‘홍 의원의 공약대로 잠재성장률 3%로 5만불 되려면 얼마나 걸리는지 알고는 있느냐’는 물음에는 “글쎄요. 계산을 안 해봤다. 밑에 전문가들이 주길래…”라며 답을 하지 못했다.
유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이 현 정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전 정부 적폐 수사를 맡았던 점을 부각했다. 유 전 의원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대장동 수사를 철저히 수사하라고 했는데, 이 말뜻이 철저히 수사하란 뜻인가 아니면 대충 덮으란 해석인지 아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윤 전 총장은 “제가 그 해석 잘했으면 쫓겨났겠느냐”며 “전 욕을 먹더라도 총장 말 잘 안 듣고, 비리 나오면 철저하게 수사했다”고 했다.
후보들은 이날 저마다 청렴성을 내세웠다. 홍 의원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도덕성이 떨어지는 대선 후보’로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49.1%로 1위, 그다음에 윤 전 총장 31.6%, 그다음에 저 홍준표는 6.3%, 그다음에 유 전 의원이 2.4%, 원 전 지사는 1.2%로 나온다”며 “어떻게 극복할 거냐”고 물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이 정부가 저를 2년 동안 가족과 함께 탈탈 털었지 않았느냐”며 “그런데 지금 뭐 나온 게 없다. 저는 오히려 이렇게 탈탈 털려 왔기 때문에 더 털릴 것도 없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비리 덩어리인 이재명 후보를 잡을 사람이 바로 저”라고 했고, 원 전 지사는 “가장 청렴한 후보를 밀어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