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정신머리를 바꾸지 않으면 우리 당은 없어지는 게 낫다”고 말한 것을 두고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등 경쟁 주자들이 “오만방자” “망언”이라고 공격했다.

국민의힘 원희룡·유승민·홍준표·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13일 오후 제주시 도남동 KBS제주방송국에서 열린 제주합동토론회에 앞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뉴시스

지난 13일 윤 전 총장은 제주 지역 선거대책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서 고발 사주 의혹 등을 언급하며 “우리 당의 선배들이 제가 오니까 민주당하고 손잡고 그 프레임으로 저를 공격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 고발 사주 의혹을 대장동 사건에 비유해가면서 이재명과 유동규의 관계가 저와 (수사)정보정책관의 관계라는 식으로 (공격한다). 이게 도대체 야당 대선 후보가 할 소리인가”라며 “정권을 가져 오냐 못 가져 오냐는 둘째 문제고 이런 정신머리부터 바꾸지 않으면 우리 당은 없어지는 게 낫다”고 했다.

이에 대해 홍준표 의원은 “이 당을 26년간 사랑하고 지켜온 사람으로서 이건 넘어가기 어렵다”며 “정치 입문 넉 달 만에 대통령을 하겠다고 우기는 모습이 철 없이 보이기도 하고 어처구니도 없다. 못된 버르장머리를 고치지 않고는 앞으로 정치를 계속하기 어렵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태 검찰 후배라고 조심스레 다루었지만 15일 일대일 토론 때 그냥 두지 않겠다”며 해당 발언에 대해 문제 삼겠다고 했다.

유 전 의원 대선 캠프도 논평을 내고 “경쟁 후보자들의 온당한 비판과 문제 제기를 정신머리 운운하며 공작이나 모함인 것처럼 덮어씌우기를 하고 있다”며 “윤 후보는 본인과 처, 장모의 의혹 검증을 ‘내부 총질 프레임’으로 덮어씌우는 내로남불로 피해가려는 것인가”라고 했다. 유 전 의원 측은 “윤 후보는 국민의힘은 없어지는 게 맞는다고 한 망언을 취소하고 당원들에게 사과하라”고 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분명한 실언이자 당원을 모욕하는 것”이라며 “윤 후보는 검증 과정에 대해 불만을 털어놓기보다 국민들이 납득하실만한 해명을 하는 것이 올바른 경선 자세일 것”이라고 했다. 이준석 대표도 “윤 후보 입장이 (상대 후보) 공격에 반응하는 것이었다면, 그 화살을 당 해체로 돌리는 것은 개연성이 좀 떨어지기에 의아하다”며 “어쨌든 후보 간의 그런 설전이 지지자가 우려할 정도까지 격화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은 초기 후보들 간 기싸움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경기 지역 언론인 간담회에서 “정권 교체를 이루기 위해 당이 더 쇄신하자는 뜻에서 했던 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너 인마, 그런 것도 못 밝힐 거면 검사 때려치워’라고 했을 때 그 말이 때려치우라는 건가. 잘하라는 거지”라며 “당 혁신을 제대로 하자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