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 /연합뉴스

지난 17일 페이스북에 ‘두 아이의 엄마 김혜경 vs 토리 엄마 김건희’라는 글을 올려 ‘출산 갈라치기’란 비판을 받은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사흘만인 20일 사과했다. 그러나 한 의원은 사과문을 올리면서도 “기자들이 문제를 키운 것”이라고 한 것으로 알려져 진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수행실장인 한 의원은 지난 17일 페이스북에 이재명 후보의 배우자는 두 명의 아이를 낳았고, 윤석열 후보의 배우자는 아이를 낳지 않고 반려견만 키운다며, 출산경험이 있는 영부인이어야 국격을 높일 수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펴 논란을 빚었다. 이에 국민의힘은 “선거판이 무섭다고 하지만 이렇게 남의 상처까지 약점으로 삼아야 하느냐”고 반발했고, 한국여성단체협의회를 비롯한 여성 단체들도 한 의원의 경질을 요구했다.

한준호 의원이 지난 1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현재는 '김혜경 VS 김건희'로 수정된 상태다. /페이스북

논란이 일자 한 의원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며칠 전 제 글로 인해 논란과 비판이 있다”면서 “그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셨거나 상처받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코 여성을 출산 여부로 구분한 것은 아니지만 표현 과정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한다”면서 “앞으로 더 세심하게 살피고 성찰하는 기회로 삼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한 의원이 정작 사과하기 직전까지 “기자들이 문제를 키운 것”이란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0일 선대위의 한 텔레그램 방에 “여론이 좋지 않으니 빨리 사과하는 것이 낫겠다”는 글이 올라왔다. 그러자 한 의원이 “(문제의) 글을 쓰고 수정하는 과정을 기자들이 캡처해 문제를 키운 것이고, 여러 선배 및 후보님과 상의해서 무대응한 것인데 사안을 키우고 있어서, 이 부분 판단을 부탁드린다”고 했다는 것이다. 마치 자신의 글이 문제가 없었는데, 기자들이 사건을 키웠다는 식으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이다. 한 의원은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지도부 입장이 정리되는 대로 따르겠다”고 했고, 이후 사과문이 올라왔다.

이에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한 의원의 사과까지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다”며 “측근들의 SNS가 이 후보에게 도움이 되기는 커녕 부담이 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