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16일 장남 불법 도박 의혹과 관련해 “아비로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아들이) 치료받을 것”이라고 했다. 본지 보도가 나온 지 4시간 만에 관련 의혹을 시인한 것이다. 야당은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라 명백한 중범죄”라며 수사를 촉구했다.

장남 불법 도박 고개 숙여 사과하는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이 후보는 이날 입장문에서 “언론 보도에 나온 ‘카드 게임 사이트’에 가입해 글을 올린 당사자는 제 아들이 맞는다”면서 사과했다. 이날 인터넷 언론사 합동 인터뷰에서도 이 후보는 ”(아들의 불법 도박이) 형사 처벌 사유가 된다면 당연히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아들과 관련한 다른 문제가 더 없느냐’는 취재진 물음에 “제가 보기에는 지금까지의 사실도 매우 놀라웠다”며 “제가 알기로는 (언론이) 우리 가족을 밀착 취재한 게 6개월 이상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나름대로 있을 수 있는 문제를 최대한 찾아내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 후보 장남도 이날 오후 87자 분량의 개인 명의 입장문에서 “당사자로서 모든 일에 대해 책임지고, 속죄의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성남시장으로 있던 2012년에 “나라 망할 징조 두 번째는 도박”이라며 “나라가 ‘권장’하는 도박은 너무 많아 숨이 찰 지경”이라고 했었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가 아들의 중범죄를 치료 대상쯤으로 둔갑시켰다”면서 총공세에 나섰다. 이 후보가 아들이 이용한 불법 도박 사이트를 ‘카드 게임 사이트’라고 지칭한 점도 문제 삼았다. 국민의힘 이양수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후보는 불법 상습 도박이라는 중범죄를 단순히 ‘카드 게임 사이트 유혹’에 빠진 치료 대상쯤으로 치부해 버렸다”며 “이 후보 사과 방식은 모녀 살인 사건을 데이트 폭력으로 둔갑시켜 사과한 일과 오버랩된다”고 했다. 야당에선 해당 불법 도박 사이트에서 “이 후보 장남이 말한 수익(약 550만원)을 거두려면 억대 도박에 나섰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권혁기 민주당 선대위 공보부단장은 “추가로 확인하니 이 후보 큰아들이 (언론에 보도된 불법 도박 커뮤니티) 이외의 사이트에서도 최근까지 포커를 쳤다”고 밝혔다.

이 후보 장남은 또 온라인 포커 커뮤니티 사이트에 성매매 업소로 추정되는 곳에 대한 후기글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권 부단장은 “이 후보 아들에게 확인한 결과, 글을 올린 것은 인정하나 성매매한 것은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