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당대표 출마를 위해 후보 등록에 나섰지만 서류 제출이 거부돼 무산됐다. 민주당은 ‘입당 6개월’의 당대표 후보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박 전 위원장의 예외적인 출마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했었다. 박 전 위원장은 “접수 거부는 부당하다”며 “비겁하고 또 비겁하다”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11시쯤 국회를 찾아 민주당 전당대회 예비후보자 등록을 하려 했다. 그러나 피선거권 자격을 충족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부 당했다.
박 전 위원장이 서류를 제출하려 하자, 민주당 선관위 담당자는 “당직 선출 규정에 따라 피선거권 자격 요건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서류 접수 자체를 진행할 수 없다”며 “양해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이 “서류를 받아보고 (자격 요건이 있는지 없는지) 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지만, 담당자는 “당직 선출 규정에 따른 자격 미비인 부분은 저희가 (이미) 다 알고 있다”고 했다. 결국 박 전 위원장은 “받아보시고 당이 알아서 해달라”며 “파쇄하든지 접수하든지 그건 당에서 처리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후보 등록 서류가 담긴 봉투를 남겨둔 채 접수 사무실에서 나왔다.
박 전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접수를 받지 않을 것이란) 내용은 어느 정도 전달받은 상황이었다”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은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생각을 많이 해보려 한다”며 “일단 책을 집필하고 천천히 생각하려 한다”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비겁하고 또 비겁하다”면서 민주당을 비판했다. 박 전 위원장은 “민주당은 접수조차 받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며 “아무도 책임지지 않겠다는 것, 비겁하다”고 했다. 그는 “후보자격 미비로 서류 접수가 안 된다는 당 선관위 태도는 부당한 문전박대”라며 “후보 접수도 안 된 상황인데 선관위가 제 후보 자격을 이미 살펴봤다는 것이냐”고 했다. 그러면서 “당 선관위는 제가 접수한 서류를 정상적으로 심사해 주시고 서류 반려든 뭐든 그 결과를 통보해주기 바란다”며 “그 결과에 따르겠다”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재명 후보도 저에게 ‘도전의 기회를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며 “가장 유력한 당권주자의 말이니 당 지도부가 무게 있게 받아들이기를 바란다”고 했다. 앞서 이재명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개인적으로는 박 전 위원장에게도 도전의 기회를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다만) 당이라고 하는 것이 시스템과 질서, 규칙이 있기 때문에 그 질서를 지켜야 하는 당 지도부 입장도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