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 /뉴스1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27일 “민주당 당헌 제80조 1항 개정이 이재명 의원을 위한 게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당 지도부를 보면 벌거벗은 임금님 같다”고 말했다. 세상 사람들은 이번 당헌 개정이 수사 중인 이재명 의원을 위한 것이라고 다 아는데, 당 지도부만 그렇지 않은듯 애써 노력하는 태도를 보인다는 취지로 비판한 것이다. 민주당은 지난 16일 당대표 직무 정지 기준을 ‘기소’에서 ‘1심 재판 금고 이상 유죄 판결’로 변경하는 당헌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와 관련 당 안팎에선 " 유력 당대표 후보인 이재명 의원을 위한 ‘방탄용’”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현재 이 의원은 대장동 특혜·비리 등 10여 개 의혹으로 검찰과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고, 이 가운데 일부 혐의는 이 의원 기소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법조계에서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

김종민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우리가 아무리 옷이 예쁘다, 조금 멋진 옷을 입었다 주장해 봐야 국민들은 ‘민주당은 벌거벗었다’고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 대표가 될 가능성이 높은 이재명 후보가 사전작업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많은데, 계속해서 ‘우리는 아니다’라고 말하는 게 벌거벗은 임금님 같다”며 “이재명을 지키자며 당헌 개정을 주장하는 지지자분들은 오히려 솔직하기라도 하다. 당 지도부는 이해가 가질 않는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재명 후보를 위해 당헌을 고친다면 오히려 이 후보에게 더 안 좋을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 검찰의 무리한 기소라면 국민이 다 알고, 친명·비명 다같이 힘을 합쳐 싸울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이 후보를 위해 민주당이 당헌을 고친다고 국민들이 생각하게 되면 앞으로 조그마한 사실관계가 나오더라도 민주당에게는 큰 부담이 된다”며 “이재명을 위해 민주당이 저런 주장과 방어를 하는구나 라는 판단으로 국민에게 신뢰를 잃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당헌 개정에 반대하는 3선, 초·재선 의원들 의견이 비상대책위원회에 전달됐기 때문에 비대위에서 당헌 개정안을 통과시키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많은 의원들이 정말 많이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취임 100일을 맞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엔 “국민들도 걱정을 많이 하고 있지만, 야당도 상당히 당혹스러울 정도로 정부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정책을 하더라도 국민들이 비판해서 추진이 안 되는 상황이 우려된다. 국민 지지도만 따지면 100점 만점에 20점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