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으로 위촉됐던 이래경 다른백년 이사장이 5일 스스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가 이날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당 혁신기구를 이끌 책임자로 이래경 다른백년 이사장을 모시기로 했다”고 밝힌 지 9시간여 만이다.

5일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으로 위촉됐다가 사의를 밝힌 이래경 다른백년 이사장. /더불어민주당

이 이사장은 이날 민주당을 통해 공개한 사의 표명문에서 “시민의 한 사람으로 민주당의 변화를 통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것에 일조하겠다는 일념으로 혁신기구의 책임을 어렵게 맡기로 했다”며 “그러나 사인(私人)이 지닌 판단과 의견이 마녀사냥식 정쟁의 대상이 된 것에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 이사장은 페이스북에 남겼던 ‘천안함은 자폭이며 조작’ ‘코로나 진원지는 미국’ ‘한국 대선에 미 정보 조직이 깊숙이 개입’ 등 음모론성 주장으로 혁신위원장 선임 발표 직후부터 논란을 빚었다. 윤석열 대통령 등을 향한 원색적 비난 표현도 구설에 올랐다. 그동안 한미연합훈련 중단 촉구 활동을 하는 등 매우 강한 반미·친중 성향을 보였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두둔하는 기고문을 썼던 사실도 드러났다.

/그래픽=백형선

이 이사장은 또 2019년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가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받으면서 구성된 ‘경기도지사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 대책위’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이에 국민의힘뿐 아니라 민주당 내에서도 현역 의원들을 포함해 “철회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도 이재명 대표를 향해 해촉을 요구했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부하들 다 죽인 천안함 함장이 무슨 낯짝으로…”라고 말했다가 서둘러 해명하는 등 논란을 키웠다.

이 이사장은 “이는 한국사회의 현재 처한 상황을 압축하는 사건이라는 것이 저의 개인적 소견”이라며 “논란의 지속이 공당인 민주당에 부담되는 사안이기에 혁신기구의 책임자 직을 스스로 사양하고자 한다”고 했다.

그는 “간절히 소망하건대 이번을 심기일전의 계기로 삼아 민주당이 국가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정치로 나아가는 길을 인도할 적임자를 찾기를 바란다”며 “민주당을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께 흔들림없이 당과 함께 하여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역사 앞에 기도하는 심정으로 저로 인해 야기된 이번 상황을 매듭짓고자 한다”고 했다.

이 이사장의 사퇴 발표 후 이재명 대표는 “사임하겠다고 해 그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주변 의견을 참조해 역량 있고 신망 있는 분을 잘 찾아보겠다”고 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검증 부실 지적에 대해 “당에서 부족했던 부분은 반성하고 고쳐나가야 할 부분은 고쳐나가야 할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