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우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위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선거연합신당 제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12.05. /뉴시스

정의당은 5일 녹색당, 노동당, 진보당, 직접민주지역당 등 4개 당에 선거연합정당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4개 당이 하나의 당으로 뭉쳐 총선을 치른 뒤 선거가 끝나면 각자 자기 당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진보당이 정의당의 제안을 받아들이면 내년 총선에서 사실상 통진당 부활이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 김준우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선거연합정당은 진보 정당들이 각자도생의 길이 아니라 연대와 협력을 통해 기득권 양당정치를 극복하려는 절박한 고민의 산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의당이 제안한 4개 당 가운데 녹색당은 이미 합류를 공식화했고, 노동당과 진보당은 긍정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통화에서 “노동당·진보당을 포함한 선거연합정당이 만들어지면 민주노총도 내년 총선에서 공식 지지 방침을 정할 것”이라고 했다. 정의당은 선거연합정당의 비례 1·2번을 합류한 정당 후보에게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진보당은 2014년 헌법재판소가 강제 해산한 통진당의 후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진보당과의 연합정당 추진에 대해 정의당 내에서도 일부 비판적 의견이 나왔지만, 당내 여론조사에선 과반 이상이 찬성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진보당 관계자도 “방식에 있어 이견은 있으나, 진보 진영의 연대 자체에는 공감대가 크다”며 “연내 합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선 이 같은 좌파 진영의 선거연합정당이 총선 때 민주당과의 야권 연대를 제안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기득권 양당을 견제하겠다는 기치로 모였으나, 선거에 임박해선 ‘반윤(反尹) 연대’ 깃발 아래 의석 수를 하나라도 더 늘릴 방향으로 갈 것이란 분석이다. 강성희 진보당 의원도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이나 검사 탄핵과 같은 현안에서 항상 민주당 주류와 같은 의견을 내 왔다.

정의당은 선거연합정당의 목표가 지난 총선에서 정의당이 얻은 9.7%(270만 표)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정의당, 진보당, 녹색당 후보 득표율은 다 합쳐도 3.42%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선거연합정당이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야권 연대에 적극적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