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해 문 전 대통령을 예방, 손을 맞잡고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0일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과 관련해 “우리가 제시한 안을 고집할 생각은 없고 정부가 빨리 결정해 준다면 수용할 자세가 돼 있다”고 말했다. ‘전(全) 국민 25만원 지원금’ 추진을 위해 추경 편성을 해야 한다는 주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이 대표는 “전 국민 25만원 지원금을 고집하고 있는 게 아닌데 그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한다.

이 대표와 당 지도부 인사들은 이날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오후 2시부터 1시간 40분 가까이 문 전 대통령과 차담을 했다. 추경 필요성은 문 전 대통령이 먼저 꺼냈다고 한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이) 가뜩이나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내란 상태가 벌어져 자영업자 등 서민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에 추경 편성을 위해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노력해 달라고 하셨다”며 “민주당이 갖고 있는 여러 제안도 있겠지만, 한시라도 빨리 추경이 편성돼 집행될 수 있도록 하는 게 필요하겠다(고 하셨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그렇지 않아도 우리가 제시한 안을 고집할 생각은 없고 정부가 빨리 결정해 준다면 논의하고 수용할 자세가 돼 있다”고 했다.

설 선물 전달 - 이재명(왼쪽) 민주당 대표가 30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설 명절 선물을 건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두 사람 만남은 민주당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비명계 인사들이 ‘이재명 일극 체제’를 잇달아 비판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문 전 대통령은 “지금같이 극단적으로 정치 환경이 조성된 상황에선 통합하고 포용하는 행보가 민주당의 앞길을 열어가는 데 매우 중요할 것 같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추진했던 ‘부울경 메가시티’에 대해서도 “부울경 메가시티를 우리가 적극적으로 추진했는데, 정권이 바뀌면서 실종됐다. 민주당이 적극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와 걸으면서도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부겸 전 총리와도 만나야 한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적극 공감을 표했다고 한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문 전 대통령이 비명계 인사들에 대한 지지를 에둘러 표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친문계 적자인 김경수 전 지사는 전날 이재명 대표를 향해 “2022년 대선 이후 치러진 지방선거와 총선 과정에서 치욕스러워하며 당에서 멀어지거나 떠나신 분이 많다”며 “진심으로 사과하고, 기꺼이 돌아오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 총선 때 이 대표 세력이 주도한 이른바 ‘비명횡사’ 공천으로 낙천한 비명계 전직 의원들에게 사과하라는 뜻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