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가 동덕여대 학생 인권침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가 취소한 것으로 5일 나타났다. 표면적인 이유는 동덕여대 이슈는 국회 교육위원회 소관이라 당이 나서는 게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상대적으로 지지 기반이 취약한 2030 남성을 의식해 기자회견을 취소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해당 기자회견은 민주당 전국여성위원장인 이수진 의원의 주도로 6일 오전에 국회 소통관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5일 돌연 취소됐다. 이수진 의원실 관계자는 “동덕여대 분쟁은 국회 교육위가 풀 문제라는 지적이 있어 이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했다.

동덕여대 학생들은 작년 11월 학교 측이 남녀공학 전환을 논의한다는 소식에 반발해 본관을 점거하고 래커칠 시위 등을 벌였다. 학교 측은 학생들의 시위로 최소 24억원, 최대 54억원대 피해를 봤다고 공개했고, 학교 측과 일부 학생 사이에 법적 다툼이 진행 중이다. 이 사태가 공론화되면서 사회 곳곳에서 ‘젠더 갈등’으로 비화됐다.

민주당의 기자회견 취소를 두고 정치권에선 “민주당의 2030 남성 트라우마가 배경에 깔린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022년 대선 후보 시절 ‘닷페이스’라는 유튜브에 출연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2030 남성들이 “페미니스트 유튜브에 출연했다”며 크게 반발했다. 이 무렵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여성가족부 폐지’를 내걸고 2030 남성의 지지를 흡수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런 추세는 지금까지 이어져 2030 남성들은 상대적으로 민주당 지지가 덜한 편”이라며 “조기 대선을 앞두고 이 대표가 이런 부분도 신경을 쓰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엔 민주당 의원들이 동덕여대 학생들과 간담회를 했다는 게 알려지면서 “민주당이 과격 시위자를 감싼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실제 간담회 후 민주당에 “여대생들 편에 서는 이유가 뭐냐”는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고 한다. 이와 관련,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지난 4일 페이스북에서 민주당 의원이 당시 간담회에서 동덕여대 사태를 “소통의 부재 등으로 생긴 문제”라고 했다는 언론 보도를 공유하며 “사태의 본질은 소통의 부재가 아니라 야만적 폭력에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