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가 열린 지난 8일, 여야 의원들도 거리 집회에 참석했다.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린 대구시 동대구역 광장에는 국민의힘 소속 대구‧경북 지역 의원과 광역단체장이 참석했다. 같은 날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열린 탄핵 찬성 집회에도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다수 참석했다. 양당이 장외 여론전을 통해 지지층 결집에 나선 모양새다.

주말인 8일 동대구역 앞에서 세이브코리아 주최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에는 윤재옥 등 대구·경북 지역 국민의힘 의원 10명과 이철우 경북지사가 참석했다. 이 지사는 대표로 마이크도 잡았다. 그는 “도지사는 (정치적인 내용을) 연설하지 못하게 돼 있다”면서도 “대구·경북은 6·25 때 우리나라를 지켰다.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낸 우리 땅”이라고 말했다. 대구 집회에 참가한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국민의 절박함이 느껴졌다”며 “공정과 정의의 가치에 대해서 우리가 목소리를 높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집회 참가자들과 함께 애국가를 불렀다. 이날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월 17일 ‘옥중 서신’을 통해 거리로 나온 지지자들에게 “여러분의 뜨거운 애국심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인증샷 올린 박찬대 -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8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퇴진 요구 집회에 참석한 모습.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페이스북

민주당 의원들도 이날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탄핵 찬성 집회에 대거 참석했다. 이재명 대표는 집회 전날인 지난 7일 팬 카페 ‘재명이네 마을’에 “8일 광화문 광장에서 어둠을 몰아내는 빛의 축제에 함께해 주십시오”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 대표는 같은 날 민주연구원 행사에서도 “광장의 에너지가 정치에 직접 반영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가 사실상 ‘집회 동원령’을 내렸다는 말이 나온 가운데, 민주당 의원들은 집회 참석을 인증하듯 사진과 소감을 페이스북 등에 잇따라 올렸다. 집회에 참석한 민주당 의원들은 박찬대 원내대표와 탄핵소추단장을 맡고 있는 정청래 의원 등 최소 18명에 이른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께서 나눠 주신 소중한 스티커들로 꾸민 소원봉을 들고 오늘도 국민과 함께했다”며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렸다.

정치권에선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을 둘러싼 정치 편향 시비가 커지면서 갈등이 광장에서 분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성수 한양대 교수는 “정치가 광장화하면 진영 갈등이 극단화해 타협과 통합이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