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與野) 의원들은 13일 국회 본회의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짱구” “치매” 등의 막말로 설전을 벌였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윤석열 내란수괴를 위한 짱구 노릇 해서 되겠나”라고 하자,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이 “치매냐”고 반응한 것이다. 장내가 소란해지자 우원식 국회의장이 한때 “발언이 과하다”면서 제지하기도 했다.
시작은 박 의원의 질의부터였다. 박 의원은 최 대행을 불러 세운 뒤 “학교 다닐 때 공부를 잘했다더라. 학창 시절 별명이 ‘짱구’ 아니었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천재 짱구(최 대행)가 대한민국을 위해서 짱구 노릇 해야지, 내란 수괴 윤석열을 위해 짱구 노릇 해서 되겠냐”고 했다. 이에 최 대행은 “저는 국민과 민생의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후 질의에서도 박 의원은 최 대행을 ‘짱구’라는 호칭으로 반복적으로 불렀다.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과 관련해서 박 의원은 “최 대행의 짱구(머리)를 국민을 위해 쓴다면 미래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왜 윤석열을 위해 사용하느냐”며 “합법적인 절차를 거친 (헌법재판관 후보 가운데) 마은혁 후보만 임명하지 않으니까 여러 혼란이 오고 있다”고 했다. 이어 “최 대행은 윤석열의 못된 것만 배워서 그대로 계승한다”고 했다.
뒤이은 질의에서도 박 의원은 최 대행의 답변 태도를 문제 삼으며 “그게 천재들이 하는 답변인가. 그것이 짱구들이 하는 곤조(근성)인가. 그러면 안 된다”고 했다.
박 의원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수차례 ‘짱구’라고 부르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일부 국민의힘 의원은 박 의원을 향해 “치매냐”라고도 했다. 박 의원도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조용히 하라”고 언성을 높였고, 장내에서는 “당신” “치매” “나가!”라는 고성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질의가 불가능해질 정도로 분위기가 과열되자 우원식 국회의장이 나서 “질문과 답변을 잘 듣는 게 국민에 대한 예의다. 조용히 하고 들으시라”고 정리에 나섰다. 우 의장은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저도 국회의원 오래 해왔는데 지금처럼 (발언이) 과한 적이 없었다”며 “최소한 상대방에 존중을 가지고 얘기해야 하는데 대선배한테 치매 소리하는 것은 너무 과하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