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5일 ‘상속세 개편’을 꺼내면서 그 수혜자로 ‘수도권 대다수 중산층’을 꼽았다. 이 대표가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문재인 정부 때 부동산 민심이 악화한 수도권, 특히 서울 표심을 얻으려는 차원에서 상속세 개편을 본격 제기하고 나온 것이란 말이 나왔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때 윤석열 대통령에게 24만7077표(득표율 0.73%p)차로 졌다. 초박빙 승부에서 판세를 가른 건 서울 표심이었다. 이 대표는 서울에서 윤 대통령보다 31만766표 적게 받았다. 이는 역대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서울에서 대부분 이겼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일이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당선된 1992년 14대 대선 이후로 민주당 후보가 서울에서 진 경우는 서울시장 출신인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됐던 17대 대선과 지난 대선 두 번뿐이었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 때 서울에서 이 대표가 패한 것과 관련해 부동산 가격 상승을 초래한 문재인 정부의 정책 실패가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이 대표가 패한 서울 14구엔 성동·광진·마포·영등포·동작·강동구 등 이른바 ‘한강 벨트’가 대거 포함됐다. 문재인 정부 때 부동산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한 곳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때 서울 집값이 폭등한 상황에서 상속세 등 세제를 그대로 둔다면 서울 표심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런 차원에서 민주당 일각에선 이 대표가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완화 카드도 다시 꺼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21대 국회 때 박성준 민주당 의원은 1주택자 종부세 기준을 공시지가 15억원으로 상향하는 법안을 발의한 적도 있다. 현재 1주택자 종부세 기준은 공시지가 12억원이다. 이 대표도 작년 7월 “사는 집이 비싸졌다고 이중(재산세와 종부세) 제재를 당한다면 억울할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표는 “종부세든 금투세(금융투자소득세)든 마치 신성불가침한 의제처럼 무조건 수호하자는 건 옳지 않은 태도”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