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8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올해로 10회를 맞은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은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사건, 연평도 포격전 등에서 희생된 호국 영웅들을 추모하기 위해 매년 3월 넷째 주 금요일에 열린다.
이 대표가 이 행사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두고 “지난 26일 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 대표가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안보’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동안 민주당 인사들은 천안함 폭침 사건과 관련해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 참석에 앞서 대전에서 주재한 최고위원 회의에서 “제2연평해전부터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전까지 국민의 안전한 일상을 위해 목숨을 바쳐 사망한 55인의 용사들과 모든 장병의 헌신이 있었기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북한의 기습 공격과 도발에 맞서 서해 바다를 수호한 영웅들을 기억한다”고도 했다. 이어 이 대표는 대전현충원으로 이동해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기념식장에선 천안함 사건으로 전사한 고(故)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씨가 이 대표에게 다가갔다가 경호원에게 제지당하는 일도 있었다. 윤씨는 2020년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 때는 문재인 당시 대통령에게 “(천안함 폭침이) 누구 소행인가 말씀 좀 해 달라”고 따지기도 했다. 민 상사의 친형 민광기씨는 전날 페이스북에 “이 대표는 천안함 사건에 대한 명확한 입장과 사과 성명을 내고 행사에 참석하라”는 글을 올렸다.
이 대표는 ‘천안함 자폭설’을 제기했던 이래경씨를 2023년 민주당 혁신기구 위원장으로 지명했다가 반대 여론이 커지자 철회한 일이 있다. 권칠승 의원은 민주당 수석대변인이었던 2023년 6월 현충일을 하루 앞두고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을 향해 “부하들 다 죽이고 어이가 없다”고 해 ‘막말 논란’이 일었다. 이와 관련해 나온 사과 요구에 이 대표는 이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날 행사에 국민의힘에서는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등 당 지도부가 전원 참석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번영은 공동체를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한 영웅들의 용기 위에 세워졌음을 잊지 않겠다”고 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날 기념사에서 “지구상에서 가장 퇴행적인 북한 정권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며 “강력한 전투 역량과 확고한 대비 태세를 바탕으로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즉각적이고 압도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