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대선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는 11일 국회에서 비전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슬로건을 공개했다. 이 전 대표는 “이번 대선은 대한민국의 국운이 걸린 절체절명의 시기, 내란마저 이겨내고 세계 속에 우뚝 선 위대한 나라임을 증명할지, 파괴와 퇴행의 역주행을 계속할지 결정되는 역사적 분수령”이라며 “‘모방의 기술’로 이룩한 우리의 정치·경제·사회·문화 시스템을 ‘주도의 기술’로 전환해 나가자”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경선 캠프 인선도 직접 소개했다. 선대위원장으로 윤호중 의원, 총괄본부장으로 강훈식 의원이 선임됐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인 박수현 의원, 한병도 의원은 각각 공보단장과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다. 윤후덕 의원은 정책본부장, 김영진 의원은 정무전략본부장, 이해식 의원은 비서실장, 강유정 의원은 대변인, 이소영 의원은 TV토론단장으로 선임됐다.
이 전 대표의 이번 대선 메인 슬로건은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 브랜드 슬로건은 ‘지금은 이재명’으로 정해졌다. 이 전 대표 측은 “선거 승리가 아닌, 어떤 변화를 만들 것인가에 집중한 대선 슬로건”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효율성 높고 속도감 있는 압축 성장으로 ‘세계 최빈국’ 대한민국은 ‘세계 10위 경제 대국’의 금자탑을 쌓았다”며 “하지만 이제 시대가 급변하고 있다.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변화를 예고하며, 초과학기술의 신문명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양적 성장’에만 매달리던 ‘기능 중심 사회’의 한계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어떤 삶이 행복한 삶인지를 고심하며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가치 중심 사회’로 변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현실에 발을 딛고 이상을 향해 팔을 뻗는 주도적이고 진취적인 실용주의가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며 “트럼프 2기 체제로 ‘자국우선주의 세계대전’이 시작됐다. 우리 안의 이념과 진영 대결은 우리가 맞닥뜨릴 거대한 생존 문제 앞에서는 모두 사소한 일일 뿐”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대선을 대한민국이 새 희망의 미래를 여는 레벨업의 전기로 만들겠다. 70년의 위대한 성취를 넘어, 대한민국이 세계를 주도하는 시대를 개척하겠다. 이것이 바로 ‘K-이니셔티브’의 비전”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지금 우리 국민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열망으로 뭉쳐 있다. 새 길을 내기 위해 익숙한 옛길을 과감히 폐쇄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내란 종식은 우리가 이룰 위대한 성취의 첫걸음에 불과하다. 위대한 대(大)한국민의 유전자에 각인된 ‘위기 극복 DNA’는 더 나은 나라를 만들 무한한 열정, 담대한 용기로 발현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기적의 나라 대한민국은 약육강식의 세계 질서와 격랑의 인공지능 첨단 과학 시대조차 극복하며 ‘세계의 표준’으로 우뚝 설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이 시작된다. 이제 대한민국은 세계가 주목하는 ‘퍼스트 무버’로 거듭날 것”이라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며 없는 길을 만들어 걸어온 저 이재명이 위대한 국민의 훌륭한 도구로서 위기 극복과 재도약의 길을 열겠다. ‘K-이니셔티브’의 새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발표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지금도 내란이 계속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란 주요 책임자가 여전히 다 밝혀지지 않고 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 하는 제도적 장치, 사회적 합의가 완료돼야 내란 청산이 끝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 대통령 권한대행이 ‘내란대행’이라고 불리지 않나”라며 “여전히 헌법 파괴 세력, 내란 세력은 준동하고 있는 상태”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집권하면 증세하겠느냐’는 물음에는 “재정이 어려운 건 사실”이라면서도 “증세할 것인지, 감세할 것인지 얘기를 지금 드리긴 부적절하다.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대선과 달라진 점에 대해 “좀 더 절박해졌고, 좀 더 간절해졌고, 좀 더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