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14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서 ‘한 대행 대선 차출론’이 제기되자 민주당은 “한 대행은 윤석열 아바타에 불과하다”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민주당 이용우 법률위원장과 한준호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헌법과 국정을 농단하는 한 대행을 고발한다”고 했다. 한 대행이 국회가 추천한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100일 넘게 미룬 것은 직무유기,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대통령 추천 몫’의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은 권한대행의 권한을 넘어선 직권남용이라는 게 민주당 주장이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이날 당 회의에서 한 대행의 대선 출마설에 대해 “한 대행이 빈집털이범으로 변모해 나라를 통째로 털어먹으려 하고 있다”며 “내란 수괴 윤석열의 사주로 내란 동조 정당 국민의힘과 결탁해 내란 수괴 후계자가 되려 한다”고 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한 대행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하는 시나리오에 대해 “국민의힘 내란 후보와 무소속 내란 후보를 합쳐봐야 똑같은 내란 후보”라고 했다. 박지원 의원은 SBS 라디오에 출연해 한 대행 출마설의 배후에 “윤건희(윤석열·김건희)가 있다”고 했다.
한 대행이 수사에 대비해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용민 원내수석부대표는 YTN 라디오에 출연해 “(한 대행이) 대선 후보가 됐는데 나중에 수사를 받는다고 하면 ‘이건 대선 후보에 대한 정적 죽이기 아니냐’는 논란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도피처로 삼으려고 접근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민주당 김영배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한 대행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을 거론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거래주의적 세계관으로 볼 때 서로 무언가를 거래하고 나서 유력 대선 후보라는 말을 들은 것 아니냐, ‘도대체 뭘 팔아먹었나’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 한 대행과 통화에서 대선 출마 여부를 물었던 것이 알려진 데 대한 것이다.
한 대행은 이날 국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총리가 일방적으로 불출석했다. 양 교섭단체 양해도 없었고 의장 허가도 없었다. 무책임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