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 경선 출마를 위해 당대표직에서 사퇴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패션이 최근 달라졌다. 정장보다는 캐주얼 차림으로, 짙은 색보다는 밝은색 계열의 옷차림을 주로 하고 있다. 부드러운 이미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실용성을 부각하려는 선거 캠페인 전략이란 말이 나온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0일 공개한 대선 출마 선언 영상에서 흰 셔츠에 연한 회색이 섞인 크림색 계열 니트를 입었다. 그동안 신변 위협 때문에 착용했던 방탄복은 물론, 평소에 자주 입는 검은 정장 재킷도 입지 않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전 대표의 생각이나 비전을 대중에게 잔잔하게 설명하기 위해 정장보다는 대중이 보기에 편한 차림을 택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14일 인공지능(AI) 반도체 팹리스 기업인 퓨리오사AI를 방문했을 때도 캐주얼 차림이었다. 흰 셔츠에 옅은 회색 니트를 입고, 그 위에 미색 재킷을 걸쳤다. 그동안 공식 석상에 나설 때 검정이나 짙은 남색 계열 정장 차림을 했던 것과는 달랐다. 15일 노무현재단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대담에선 ‘노타이’ 정장 차림이었다.
이 전 대표는 최근 머리도 검은색이 아닌 연한 갈색으로 염색했다. 눈썹도 연한 갈색으로 화장했다. 이 전 대표 측 인사는 “경선에선 선명성 있는 메시지보다는 네거티브를 자제하며 포용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우선”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화장도 온화한 이미지를 부각할 수 있는 색조로 하고 있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대선 캠페인 때도 이미지 컨설팅을 받았다고 한다. 그 결과 ‘독선적이고 강경한 이미지를 벗기 위해 의상과 외모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한다. 이 전 대표는 2021년 대선 경선 때 스타일링, 이미지 컨설팅 비용으로 배우자를 포함해 총 8660만원을 전문 업체에 지급했다. 프로필 사진 촬영에는 510만원을 들였다.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도 변해야 한다”며 변화와 쇄신을 강조하는 기자회견을 하기 직전에는 원래의 회백색 머리를 흑발로 염색하고 나타났다.
이 전 대표 측 인사는 “지난 대선 때 함께한 이미지 컨설팅 업체를 이번에도 고용하기로 했다”며 “이 전 대표 얼굴이 하얀 편이라 크림색, 베이지색 계열이 잘 받는다는 게 스타일리스트의 판단”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