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29일 대선 경선 후보를 4명에서 2명으로 압축하는 2차 경선 결과를 발표한다. 2차 경선은 당원 투표 50%와 국민 여론조사(국민의힘 지지층+무당층) 50%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여기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면 후보로 확정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1·2위 득표자가 내달 3일 최종 경선을 통해 후보를 가린다. 27~28일 진행된 2차 경선 투표에선 당원들의 후보별 지지 흐름이 요동치면서 2강 진입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문수·안철수·한동훈·홍준표(가나다순) 후보는 28일 당원과 지지자들을 향해 “내가 필승 후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 측은 “상당수 당협위원장들이 김문수를 지지하기 때문에 우리가 유리할 것”이라고 했다. 안 후보 측에선 “결국 당원들은 ‘이길 수 있는 후보’인 안철수에게 표를 몰아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한 후보 측 관계자는 “당원들도 ‘계엄 사태에 당당한 한동훈이 나서야 이긴다’는 데엔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후보 측에선 “5060세대 전통 지지층과 2030세대 새로운 당원들을 함께 담아내는 포용력은 홍준표가 가장 강하다”고 했다.
김 후보는 이날 ‘수출 5대 강국’을 공약으로 내걸고 “이제는 대통령이 직접 수출을 챙겨야 할 때”라며 “경제 대통령, 수출 대통령, 과학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대통령) 당선 즉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한미 정상회담을 제안해 관세 압박에 대응하겠다”고 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관세 문제와 조선, 액화천연가스(LNG), 방산, 반도체, 원전을 아우르는 포괄적 투자 협정 패키지 협상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안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검사, 시·도지사, 장관 출신은 이재명을 막을 수 없다”며 “의사였으며, 벤처기업을 창업하고, 공익적인 마음으로 정치하는 사람, 정치력을 증명한 사람만이 이길 수 있다”고 썼다. 경선 후보 4명 중에서 유일하게 이공계 출신이자 벤처 기업을 창업한 경험이 있는 자기가 후보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안 후보는 이날 “대전·세종·충청을 ‘인공지능(AI)·반도체·바이오·우주항공 초격차 기술의 중심지’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한 후보는 이날 “임진왜란에 맞서 싸우신 이순신 장군의 결기처럼, 국가 안보를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고 했다. 한 후보는 충남 아산 현충사 참배 후 핵 잠재력 확보, 대통령실 방위산업비서관 신설, 국방AI 기반 항공우주 기술 강국 도약 등을 골자로 한 국방 정책을 발표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한 후보는 또 “기득권 정치의 꼼수와 패배주의를 부숴버리고 당당하게 승리하겠다”며 “1명의 꿈이 아닌 5000만명의 꿈을 위해, 서서 죽을 각오로 싸워 이길 것”이라고 했다.
홍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2002년 대선에서) 이회창 대세론 속에서 ‘나 홀로 분전’했던 노무현 후보처럼 국민만 보고 묵묵히 내 길만 간다”고 했다. 홍 후보는 “저는 ‘홍준표의 나라’ 대 ‘이재명의 나라’로 대선을 치르려고 한다. 중범죄자가 나라를 통치하는 것이 상식에 맞느냐”고 했다. 홍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를 찾아 “대기업은 상속세를 완화하고, 중소기업이 가업 상속을 할 때는 상속세를 면제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선 김·한·홍 후보가 오차 범위(±3.1%포인트) 내에서 접전을 펼치며 3강을 형성한 흐름이다. 한국갤럽이 국민일보 의뢰로 지난 23일부터 24일까지 실시한 국민의힘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선 국민의힘 지지층·무당층에서 김문수 26%, 한동훈 22%, 홍준표 20%, 안철수 11%로 집계됐다.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지난 22~24일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김문수·한동훈·홍준표 후보가 22%로 동률이었다. 안철수 후보는 6%였다. 다만 1차 경선과는 달리 2차 경선에서 당원 투표가 50% 반영되면서 2강 진입 경쟁이 요동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