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일 페이스북에 “의사들이 떠난 의료 현장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간호사 분들을 위로하며 그 헌신과 노고에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드린다”며 “간호사 여러분,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라고 글을 올렸다.
특히 간호사들을 향해 “코로나와 장시간 사투를 벌이며 힘들고 어려울 텐데, 장기간 파업하는 의사들의 짐까지 떠맡아야 하는 상황이니 얼마나 힘들고 어려우시겠느냐”고 했다. 의료계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하며 파업을 이어가자 간호사들과 대비시켜 우회적으로 의사들을 비판한 것이다.
이에 SNS(소셜미디어)에서는 “대통령이 직접 ‘의료계 편 가르기’에 나섰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간 국민 화합을 외쳐온 대통령이 할 말인가” “코로나 현장에서 땀 흘린 의사들은 투명 인간 취급하며 의료계 내부 갈등을 조장한다” 등의 지적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선별진료소에서 방호복을 벗지 못한) 의료진 대부분이 간호사들이었다는 사실을 국민은 잘 알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코로나 의료 지원 인력 총원 3946명 가운데 의사(1869명)가 가장 많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간호 인력 확충, 근무 환경 개선, 처우 개선 등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젊은 간호사회’는 “의료 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면 현재 인력부터 확실히 지켜 달라”며 “열악한 근무, 가중된 근무 환경, 감정 노동이 의사들의 집단 행동으로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야권에선 “국민 갈라치기” “이간질”이라고 비판했다. 김은혜 국민의힘(옛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간호사들에게 의사를 향한 대리전을 명한 것이냐”며 “의사와 간호사를 편 가르기 하고 나면, 그 다음에는 누구를 적으로 돌릴 셈이냐”고 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메시지가 현재 진행 중인 정부와 의료계 간 협상에 장애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마상혁 경남도의사회 공공의료대책위원장은 “대통령의 편 가르기를 보니 정부의 협상 의지를 더더욱 신뢰할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전공의 단체 등은 “유감스럽다”고 했다. ‘젊은 의사 비대위’ 측은 “우리는 묵묵히 우리 일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