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9일 “길거리에서 만난 아시아 나라의 어린이들이 간단한 우리말 인사를 앞다투어 하는 모습을 보면서, 또 K-팝 공연 때 세계의 젊은이들이 우리말로 떼창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해진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글날을 맞아 SNS(소셜미디어)에 “K-팝과 드라마, 영화, 웹툰을 접하며 우리 문화에 매력을 느낀 많은 세계인이 한글을 통해 한국을 더 깊이 알아가고, 만남과 소통의 길에서 우리와 세계는 함께 성장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썼다.
문 대통령은 “일제 강점기에는 한글을 지키는 그 자체가 독립운동이었다”며 “우리는 한글을 익혀 기적 같은 경제성장과 민주화의 길을 열었고, 문화를 일궈 세계 속으로 나아갔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부터 행정에서 쉬운 우리말을 쓰기 위해 노력하겠다. 법률 속의 일본식 용어, 어려운 한자 용어를 쉬운 우리 용어로 바꾸는 작업도 꾸준히 해가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한글날은 한때 ‘공휴일이 많아서 경제가 어렵다’는 이유로 공휴일이 아닌 기념일로 격하된 적도 있었으나 국민의 힘으로 다시 5대 국경일의 하나로 승격됐다”며 “우리가 한글날을 소중히 여겨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라고 했다. 이어 “오늘 한글날이 더불어 사는 세상을 향한 ‘한글의 꿈’을 세계인과 함께 나누는 날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앞서 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는 전날(8일) 서울 용산구 국립한글박물관에서 열린 세종학당 재단 주최 ‘한국어말하기 대회’에 참석해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들을 격려했다.
김 여사는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코로나를 이겨나가고 있는 한국에선 ‘사회적 거리두기 2m, 마음의 거리 0m’라고 적힌 펼침막을 자주 보게 된다”며 “여러분과 저는 다른 시간, 다른 공간에 있지만 한국어로 서로 통하는 지금 이 시각, 우리들 마음의 거리는 0m”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한글과 한국말은 한국을 넘어 세계를 잇고 있다. K-팝, K-드라마와 같은 한류의 급속한 확산과 함께 K-방역으로 대한민국의 국격이 높아지면서 한국말과 한국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며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여러분이 한국과 여러분의 나라를 잇고, 세계를 잇는 가교가 되어 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