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은 31일 청와대를 떠나면서 “최고의 대통령을 모신 지난 2년은 참으로 영광스러운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노 실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신임 비서실장인 유영민 전 장관 등을 소개한 뒤, 청와대에서의 소회를 밝혔다.
노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은 편견 없는 합리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애정, 역사 진보에 대한 신뢰 이 모든 것에 기반한 미래 비전을 가진 분”이라며 “비서실장으로서 제대로 보필하지 못한 책임도 매우 크다는 것 때문에 죄송스럽다”고 했다. 그는 ‘세 척의 얼음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라는 뜻의 한자 성어 ‘빙동삼척비일일지한(氷凍三尺非一日之寒)’을 소개하면서 “얼음이 하루의 추위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듯, 하루의 따뜻함으로 녹일 수도 없다”며 “우리 사회 문제는 그 뿌리가 깊어 인내심을 갖고 지혜를 발휘해 대응해야 해결할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고 말했다.
노 실장은 이날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선진국 도약을 위해,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해 정진해달라”고 당부했다. 노 실장은 ‘봉산개도 우수가교(逢山開道 遇水架橋)’ 성어를 인용하며 “아직 우리 앞에 여러 도전이 놓여있다. 산이 가로막으면 길을 열고 물이 깊으면 다리를 놓아 응전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의 오랜 측근인 노 실장은 현 정부 출범 후 주중(駐中) 대사를 거쳐 2019년 1월 임종석 전 실장의 자리를 이어받았다. 고향인 충북 청주에서 3선(選)을 한 노 실장은 청주에 전셋집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서는 노 실장이 2022년 지방선거에서 충북지사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