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대통령비서실 김상조 전 정책실장이 '전세문제''로 전격 경질되면서 청와대 춘추관에서 마지막 퇴임의 변을 말했다./TV조선

청와대는 29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을 경질하고 후임으로 이호승 경제수석비서관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청와대에 따르면 김 실장은 28일 밤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사임 뜻을 전했고, 29일 아침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본인이 이런 지적(전세값 논란)을 받는 상태에서 이 일을 맡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는 강력한 사임 의사가 있었다”며 “이미 김 실장이 지난 연말에 사의를 표했고 그때 재난 지원금이나 코로나 백신 등에 대한 작업이 진행중이라서 마무리하라는 대통령 말씀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호승(오른쪽)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이 18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인사말을 마친 후 김상조 전 정책실장과 자리를 바꾸고 있다./뉴시스

앞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전월세신고제) 시행 이틀 전에 자신이 소유한 강남 아파트 전셋값을 14%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7월 31일 시행된 임대차 3법은 세입자 보호 차원에서 기존 계약 갱신 시 전·월세를 5%까지만 올릴 수 있게 했다. 하지만 김 실장은 법 시행 이틀 전인 29일 본인 소유 강남 아파트 전세 계약을 갱신하면서 전세 보증금을 이보다 큰 폭으로 올린 것이다. 전자관보에 공개된 고위 공직자 재산 신고 현황에 따르면 김 실장은 본인과 배우자가 공동 소유한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신오페라하우스2차 아파트(120.22㎡) 임대보증금이 8억5000만원에서 9억7000만원으로 증가했다고 신고했다. 1억2000만원 올린 것으로, 임대료 인상률은 14.12%다.

이날 김 실장은 브리핑에서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해 일해야 할 시점에 국민들에게 죄송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대책 차질 없이 추진하도록 자리 빨리 물러나는 것이 마지막 역할이라고 생각했다”며 “다행인 것은 이호승이 탁월한 능력과 훌륭한 인품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한 번 송구하다”고 했다.

신임 정책실장으로 임명된 이호승은 “대한민국이 직면한 3가지에 집중하겠다”며 “코로나 위기 극복과 조기 일상 회복, 선도국가 도약, 이 과정에서 불평등을 완화하고 사람에 대한 투자 강화하는 것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