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4시쯤(현지 시각) 미 워싱턴 국회의사당.

지난달 한복 차림으로 미 의회 개원식에서 선서하는 메릴린 스트릭랜드 하원 의원. /C-SPAN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메릴린 스트릭랜드 미 연방 하원의원(민주당·워싱턴주)은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 의원이 돼 (지난달) 한복을 입고 의원 선서를 하게 돼 매우 감격적이었다”며 울먹였다.

1962년 서울에서 태어난 그의 한국 이름은 ‘순자’다. 아버지가 미국인, 어머니가 한국인인 한국계 혼혈이다. 그는 지난달 미 의회 취임식 선서 당시 한복을 입어 화제가 됐었다. 이날 문 대통령과 미 하원 지도부의 간담회에 참석한 그는 “한국이 잘되면 미국도 잘된다. 한국의 역사를 보면 오뚜기처럼 복원력이 강한 나라”라며 “양국 간에 협력할 분야가 많다”고 했다. 그는 시애틀 상공회의소 회장을 역임한 경제전문가이기도 하다.

이날 문 대통령과 미 하원 지도부 간담회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해 스테니 호이어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 스티브 스컬리스 하원 공화당 원내총무, 그레고리 믹스 하원 외무위원장, 아담 쉬프 하원 정보위원장 등 하원 지도부 외에도 스트릭랜드 하원의원 등 한국계 의원 4명이 참석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현지 시각)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미국 연방하원의원 지도부와 간담회를 마치고 앤디 킴 연방하원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민 2세대로 1982년생인 앤디 김 의원(민주당·뉴저지주)은 이날 문 대통령을 만난 뒤 “부모님이 50년 전 가난한 한국에서 이민을 왔는데, 하원의원이 돼 대한민국 대통령을 의사당에서 만나니 매우 감격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미관계는 북한이나 중국에 대한 관계 차원이 아니라 한국 자체만으로도 미국의 매우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라고 했다.

한국 이름이 ‘김영옥’인 영 김 의원(공화당·캘리포니아주)은 “외무위 위원으로 행정부 간 교류뿐 아니라 양국 의회 간 교류 활성화를 바란다”면서 “한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이고 건설적으로 개최되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1962년생인 그는 인천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건너갔고, 한인 방송 진행자로 활약했다.

미 연방의회에 입성한 한국계 의원 4명. 왼쪽부터 미셸 박 스틸, 메릴린 스트릭랜드, 영 김, 앤디 김 하원의원. /페이스북·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또 ‘박은주’라는 한국명을 갖고 있는 미셸 박 스틸 의원(공화당·캘리포니아주)은 이날 “지난해 민주·공화 각 2명씩 4명의 한국계 의원이 당선됐다”며 “매우 중요한 양국의 동반자 관계가 계속 강화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1955년생으로, 1975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특히 아동·청소년·인권 보호에 앞장서왔다.

문 대통령이 2017년 미국을 방문했을 때는 한국계 의원이 없었지만, 이번 방미 때는 한국계 의원이 4명으로 불어났다. 문 대통령은 작년 11월 이들이 당선되자 축하 메시지와 함께 “미 연방의회에 가장 많은 네 분의 한국계 의원이 동시에 진출하게 돼 무척 고무적”이라며 “무엇보다 이분들이 계셔서 미국의 우리 한인들이 든든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한미관계 발전을 위해서도 함께 협력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했었다.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현지 시각)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미국 연방하원의원 지도부와 간담회에 참석하며 환영의 박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