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 직후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김홍빈 대장의 실종 소식을 전하며 "무사귀환 소식을 국민들과 함께 기다리겠다"고 했다. /뉴시스

열 손가락이 없는 장애를 딛고 히말라야 8000m급 고봉(高峰) 14개를 완등한 산악인 김홍빈 대장이 하산 길에 실종된 데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참으로 황망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어제 저녁 김홍빈 대장의 히말라야 14봉우리 완등 축하 메시지를 올렸었는데, 하산길에 실종돼 현재 김 대장의 위치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며 “등정 성공 후 하산 중에 연락이 두절됐다는 소식에 가슴을 졸이다, 구조됐다는 반가운 소식을 듣고 기쁜 나머지 글을 올렸는데 다시 사고가 발생한 것 같다”고 했다.

광주광역시 '김홍빈의 희망만들기' 사무실에 전시된 김홍빈 대장의 등반 모습. /뉴시스

문 대통령은 “외교부의 요청으로 오늘 파키스탄의 구조 헬기가 현장으로 출발할 예정이고, 또 중국 대사관에서도 구조활동에 필요한 가용자원을 동원하고 있다”며 “일부 사망 추정보도가 있었지만, 아직 정보가 분명하지 않아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어 “마지막까지 희망을 갖고, 간절한 마음으로 김 대장의 구조와 무사귀환 소식을 국민들과 함께 기다리겠다”고 했다.

앞서 김 대장은 지난 18일 오후 4시58분(현지 시각) 파키스탄과 중국 국경지대에 있는 브로드피크에 올랐다. 브로드피크는 해발 8047m로 세계에서 12번째로 높은 봉우리다. 김 대장은 2006년 가셔브룸Ⅱ(8035m)를 시작으로 15년 만에 히말라야 8000m급 봉우리 14개를 모두 밟는 기록을 세웠지만 하산 길에 연락이 두절됐다.

그러다 전날 김 대장 일행이 이탈리아 원정대를 만나 해발 7700m에 있는 캠프에 도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문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등반 성공 축하 메시지를 올렸다. 문 대통령은 이 글에서 “코로나로 지친 국민들에게 또 하나의 자랑과 희망을 주셨다”며 “어제 정상 등반을 축하하고 싶었지만 하산 중에 연락이 두절되었다는 전언에 걱정이 컸다. 캠프에 잘 도착했다고 하니 마음이 놓인다”고 했다. 김 대장은 문 대통령이 이 글을 올린 지 1시간여 만에 다시 연락이 두절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