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만찬 회동을 시작했다. 대선 이후 19일 만이다. 문 대통령은 행사장 앞에서 먼저 나와 기다리다가 차에서 내리는 윤 당선인을 맞이했다. 식사로는 ‘통합’을 상징하는 봄나물 비빔밥이 올랐고, 만찬에는 레드 와인이 준비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나 만찬 회동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앞에서 만나 대선 뒤 첫 회동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행사 시작 2분 전인 오후 5시 58분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함께 청와대 여민1관 앞에 나와 있었다. 곧바로 윤 당선인이 탄 벤츠가 들어섰다. 윤 당선인은 하차하자마자 먼저 나와 기다리던 문 대통령을 향해 “아이구”라고 말하며 고개 숙여 인사한 뒤 악수를 건넸다. 문 대통령은 “잘 오셨습니다”라고 말했고, 윤 당선인은 “잘 계셨죠?”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감색 양복 차림에 청색 사선 스트라이프 무늬 넥타이를 했다. 윤 당선인은 같은 색 양복 차림에 분홍색의 민무늬 넥타이를 맸다. 윤 당선인이 착용한 넥타이는 대선 직전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단일화를 발표하는 기자회견 때 맸던 것과 같은 색이었다. 윤 당선인은 이후 유 비서실장과 악수를 나눴고, 문 대통령도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에게 손을 내밀어 악수했다. 두 비서실장도 서로 악수를 나눴다.

윤 당선인은 “이쪽 어디에서 회의를 한 기억이 한번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그랬습니까?”라고 답하자 윤 당선인은 “아, 저번에 대통령 모시고 그때 저걸 했다”라며 검찰총장에 임명됐을 당시를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만찬장으로 이동하면서 청와대 내부를 윤 당선인에게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녹지원 한복판의 소나무를 가리키며 “여기가 우리 최고의 정원이라고 (당선인이) 하셨던”이라고 했다. 이후 녹지원을 가로질러 만찬 장소인 상춘재로 도착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앞에서 만나 대선 뒤 첫 회동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상춘재 오른편에 심어진 나무를 가리키며 “저기 매화꽃이 폈습니다”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네, 정말 아름답습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상춘재 현판을 가리키며 “항상 봄과 같이 아마 국민들이 편안하기를 바라는 그런 마음”이라고 하자, 윤 당선인은 “네, 아유 정말”이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이 상춘재 왼편의 산수유 나무를 가리키며 “저게 지금 무슨 꽃인지 모르겠어요”라고 묻자, “산수유에요”라고 답했다. 윤 당선인은 “산수유군요”라고 말을 받았다. 그 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 이런 전통 한옥 건물이 없기 때문에 여러모로 상징적인 건물입니다. 좋은 마당도 어우러져 있어서 여러 가지 행사에 사용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고, 윤 당선인은 “네”라고 짧게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만찬 회동을 위해 청와대 상춘재로 향하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만찬 메뉴는 한식이었다. 계절 해산물 냉채(주꾸미, 새조개, 전복), 해송 잣죽, 한우갈비와 더운채소, 금태구이와 생절이, 모시조개 섬초 된장국, 과일, 수정과, 배추김치, 오이소박이, 더덕구이가 나왔다. 반주로는 레드와인이 준비됐다. 금태구이는 청와대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 참석을 위해 방한했던 이방카 트럼프 미 대표단장을 위한 만찬에서도 선보였던 음식이다. 봄나물 비빕밥과 탕평채도 만찬 자리에 나왔다. 차기 정부에서 통합과 협치의 정치를 해주기를 기대하는 의중이 반영된 메뉴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