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홍보물 같은 내용과 외국어 남발로 논란에 휘말렸던 육군 신(新) 군가 ‘육군, 위(We) 육군’에 등장하는 핵심 전력 사업인 ’워리어 플랫폼’과 ’AI 드롯봇’ 사업이 2030년 이후에나 완료되는 것으로 19일 나타났다. 대다수 장병들은 실체조차 접하지 못하는 사업을 군가에서만 노래하다가 전역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초선·경북 고령성주칠곡)이 국방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일선 장병들의 피복·개인장구·전투장비를 개선하는 워리어 플랫폼 사업은 현재 특수전사령부와 일반전초(GOP) 부대 등에 한해 구매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1단계 사업은 2024년, 2단계는 2025년 이후, 3단계는 2030년 이후에 완료될 계획이라고 군은 밝혔다.
새 군가에서 중점적으로 강조한 ‘AI 드론봇’ 사업 역시 마찬가지였다. 2030년까지 전 부대 전력화를 목표를 하고 있으나 현재 기반 구축 단계에 머물고 있었다. 현재 군 표준화를 위한 10개 과제를 선정, 과제별 단계화 추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아직 기술 표준도 마련하지 못한 상태라는 것이다. 이 과제는 2025년 완료 예정이다. 과학화전투훈련단(KCTC), 상무대, 특수전학교 등 주요 교육기관의 드론봇 전술훈련장도 2024년 완공을 목표로 현재 추진 단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 의원은 “육군 병 복무기간이 18개월임을 감안할 때, 향후 몇 년간 상당수 병사는 복무 기간 동안 듣도 보도 못할 ‘워리어 플랫폼’과 ‘AI 드론봇’을 노래하며 행군해야 하는 셈”이라고 했다. 이어 “군가는 장병 사기를 높이고 단결력을 고취하는 데 그 목적이 있는데, 이런 군가를 정책 홍보 수단으로 변질시킨 것도 모자라 실전화도 되지 않은 전투 체계를 가사에 무리하게 넣은 것”이라고 했다.
육군 관계자는 “병역 자원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에서 4차 산업혁명 영향까지 겹쳐 첨단화가 불가피한 미래 전장 상황을 군가로 먼저 구현했다는 데서 의의를 찾아달라”고 했다. 육군이 지난 4월 유튜브에서 공개한 해당 군가는 현재까지 ‘좋아요’가 2000여건인 데 비해 ‘싫어요’는 4만여건이다. 육군은 이 군가 제작에 국민 세금 2460만원을 들였다.
군 관계자는 해당 군가에 대해 “사실 2030년까지는 고사하고, 현 참모총장 임기가 끝난 뒤에도 계속 불릴지 의문”이라고 했다.